대화에 AI 답변을 그대로 붙여넣는 습관
어제 저녁 더배러에서 AI 답변을 그대로 붙여넣는 습관을 두고 겪은 사람과 검증을 말한 사람, 감싼 사람의 입장을 사람별로 정리한 기사.
어제 저녁, 더배러 방에서는 모델을 어떻게 섞어 쓰는지를 둘러싼 이야기가 한참 이어진 뒤였다. 한 참가자가 화제를 바꾸며 이렇게 말을 꺼냈다.
요즘들어 느끼는 게 하나 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느끼시는지 모르겠네유 ㅎㅎ
이 글은 그 한 마디에서 시작된 흐름을 말한 사람별로 나누어 적는다. 아래에서 겪은 참가자는 이 이야기를 꺼낸 사람, 검증을 말한 참가자는 최소한의 확인이 있느냐를 기준으로 삼은 사람, 감싼 참가자는 도움을 주려는 마음일 수 있다고 한 사람을 가리키며, 이 이름은 글 끝까지 같은 사람을 가리킨다.
겪은 참가자가 털어놓은 불편
겪은 참가자는 AI나 바이브코딩 이야기를 하는 채팅방에서 겪은 일을 길게 풀어 썼다. 바이브코딩은 AI에게 말로 지시해 코드를 만들어 가는 작업 방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채팅방에서 (카톡이나 다른 채팅 등 다포함) ai나 바이브코딩 관련 얘기를 하잖아유? 그럼 서로간에 대화를 하는건데, ai한테 물어보고 나온 답변으로 마치 자기가 말한 것마냥 말하는 사람들을 몇번 보았읍니다.
이어서 가장 최근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고 했다. 이 참가자는 상대가 잘 모르면서 AI의 힘을 빌려 잘하는 척하고 싶은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었는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본인의 짐작이다. 이 방 사람들은 AI를 많이 쓰니 AI에게서 나온 글은 보자마자 알아본다는 말도 덧붙였다. 직접 겪어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는 것이 이 참가자가 거듭 남긴 감상이다.
검증을 기준으로 삼은 쪽
검증을 말한 참가자의 첫 반응은 날이 서 있었다.
생각없이 복붙하는 최소한의 성의도 없는 사람들은 본인이 뭘 잘못하고있는지 모를겁니다
그러나 이 참가자의 선은 붙여넣기 자체가 아니라 생각 없이 붙여넣느냐에 있었다. 바로 뒤에 기준을 이렇게 밝혔다.
결과를 떠나서 최소한의 검증이란걸 시도하는분들이라면.. 문제없다고 보는데
잠시 뒤 검증을 말한 참가자는 겪은 참가자가 하는 이야기를 답변이 틀릴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향한 말로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이 이해는 검증을 말한 참가자가 겪은 참가자의 뜻을 읽은 것이고, 겪은 참가자가 직접 확인해 준 말은 아니다. 검증을 말한 참가자에게 문제는 AI를 썼다는 사실이 아니라 확인 없이 내놓는 태도인 셈이다.
감싼 참가자의 다른 읽기
감싼 참가자는 상대의 속마음을 다르게 읽을 수 있다고 했다.
도움을 주고싶은데 정리하자니 복잡해서 ai 도움을 받아 답변을 준걸수도 있죠
겪은 참가자는 이에 대해 물어본 것도 아니라고, 그냥 대화였다고 답했다. 어떤 것에 대해 물어서 답을 해 주는 경우라면 붙여넣어도 상관없지만, 이 건은 질문이 아닌 대화였다는 구분이다. 이 구분 때문에 같은 행동이 어떤 자리에서는 도움이 되고 어떤 자리에서는 불편해진다는 점이 드러난다.
예시로 보인 문장
그러면 어떤 대화를 말하는 것일까. 일상 푸념에 AI가 답하는 경우인지 되묻는 질문이 나왔고, 겪은 참가자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 앞서 방에서 오간 브라우저 도구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대충 이런 식이라며 적은 문장은 다음과 같았다.
와 ego lite를 쓰시는군요. ㅠㅠ 이건 무슨무슨 어쩌고 기술적인 맥락~~~~~~~~~~~~~~~~~~ 기능이라 참 좋죠. 부럽습니다.
이어 이것이 AI 답변을 그대로 붙여넣은 모양이라고 설명했고, 직접 당해 보면 기분이 그렇다며 봇과 대화하는 것도 아닌데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검증을 말한 참가자가 자신도 요즘 그 도구로 작업한다는 말로 시작하는 길게 쓴 글을 올리고 이런 것이냐고 물었다. 뒤에 나온 말로 보면 이 긴 글은 검증을 말한 참가자의 평소 도구 사용담이 아니라, 예시를 보여 주려고 AI에게 시켜 만든 시연문으로 읽힌다. 겪은 참가자는 저런 식이 맞다고 했고, 또 다른 참가자는 웃음 섞인 농을 던졌다. 농담으로 읽히는 말이다.
휴먼 명조체.. 아니 휴먼 GPT체 일수도
겪은 참가자는 딱 봐도 AI 답변인데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타이핑이 분당 5000타였다는 말도 보탰다. 그로부터 얼마 뒤 검증을 말한 참가자가 자신도 감이 안 와서 "해줘" 시전했다고 적었다. 앞의 긴 글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설명으로 읽히지만, 무엇을 어떻게 시켰는지는 대화에 적혀 있지 않다.
이 장면이 보여 주는 것
이 대화에서 갈린 것은 AI를 써도 되느냐가 아니었다. 검증을 말한 참가자는 확인이 있으면 문제없다고 했고, 감싼 참가자는 선의일 수 있다고 했으며, 겪은 참가자도 물어봐서 답해 주는 자리에서는 붙여넣어도 상관없다고 했다. 불편은 사람과 나누려던 대화에 사람이 쓰지 않은 문장이 말투 그대로 끼어들 때 생긴 것으로 보인다. 한쪽은 과정의 성의를, 다른 쪽은 결과의 도움을 기준으로 삼았고, 이 간극은 대화 안에서 끝내 하나로 모이지 않았다.
겪은 참가자는 이 일을 다른 채팅을 포함해 몇 번 본 경험으로 말했을 뿐, 이 대화 안에서 특정한 누군가를 지목하지는 않았다. 이 글도 입장의 차이만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