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5천 마리 오리농장, 컴공 전공자의 스마트팜 자동화 도전
10만 5천 마리 오리농장을 물려받은 컴공 전공자의 사료·족제비 감지·낙상 오리 알림 자동화 도전기.
밤 10시 21분, 에르메스단 방에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한 참가자가 자신의 가업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10만 5천 마리 규모의 오리농장을 물려받았는데, 이전까지는 데이터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그저 관행대로만 키워왔다는 것이었다.
사실 제가 키우기 이전에는 어떤 데이터 같은걸 다룰줄 아시는 분이 없었으니 그냥 막 키웠죠 오리 키우는 곳에 여러 동이 있는데 시즌별로 키워지는 수치가 매년 거의 똑같습니다 개선이 없는거죠 그런 것들을 데이터로 분석이 가능하다면 달라질 부분도 있고 생각보다 육체적 노동이 정말 많거든요
이 참가자는 시즌마다 나오는 사육 수치가 해마다 거의 똑같다는 점을 개선이 없는 상태로 짚으며, 사료 기계와 온도 조절 장치부터 자동화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육체적 노동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점도 자동화를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데이터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없어 관행대로만 굴러가던 농장에,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후계자가 들어오면서 비로소 매년 반복되던 수치를 데이터로 들여다볼 여지가 생긴 셈이다. 여러 동을 두고 시즌마다 사육하는 이 농장에서, 그동안 개선 없이 반복되던 수치를 데이터로 분석할 수 있다면 달라질 부분이 있을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자동화 도전의 출발점이 됐다.
족제비 감지와 낙상 오리 알림
자동화의 다음 과제는 포식자 대응이었다. 이 참가자는 족제비과 동물들이 가끔 농장에 들어와 오리를 많이 죽이고 가는 문제를 감지 시스템으로 해결하려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가끔 족제비과 애들이 오리농장에 들어와서 많이 죽이고 가요 그런것들을 감지해주는 시스템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어 한 번 뒤집어지면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는 오리의 특성을 겨냥한 낙상 알림 이벤트도 개발 목표로 제시됐다.
제가 목표로 하는건 오리가 한번 뒤집어지면 못일어나는데 넘어진 오리를 알려주는 이벤트를 개발하고 있네요
스마트팩토리 경험자들의 화답
이 도전기에 다른 업종 경험자들이 화답했다. 대기업에서 ERP와 MES 기반 스마트팩토리 구축 경험을 쌓은 한 참가자는 도움이 필요하면 알려달라고 제안했다.
저는 대기업에서 ERP + MES 스마트팩토리 구축경험이 있어서 혹시 도움 필요하시면 알려주세요. 이미 여러 시도하셨으니 저보다 잘 아실거 같긴한데..
또 다른 참가자는 넘어진 오리를 감지하려는 목표에 맞춰 오픈소스로 공개된 관절추적 모델이 많다는 정보를 보탰다.
오픈소스로 관절추적모델많드라구요
제조업 스마트팩토리 구축 경험과 영상 기반 관절추적 기술이 농장 현장의 구체적 과제와 맞물리는 이 장면은, 업종은 달라도 데이터와 자동화를 다루는 감각은 서로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이 손대지 못했던 영역에 카메라와 감지 모델이 들어오면서, 오랫동안 관행대로만 굴러가던 사육 방식에도 개선의 여지가 열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 사람이 사료·온도 제어, 포식자 감지, 낙상 알림까지 여러 갈래의 자동화를 동시에 벌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데이터 인프라가 전혀 없던 현장에서 시작한 도전이었던 만큼, 스마트팩토리 경험자의 제안과 오픈소스 관절추적 모델 정보처럼 외부에서 건너온 지식이 도전의 속도를 실질적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대화가 90건의 메시지로 이어질 만큼 반응이 컸다는 것은, 전통 산업 현장에 데이터와 AI가 들어갈 자리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방 안의 여러 사람이 동시에 확인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화두에는 12명이 참여해 90건의 메시지를 남기며 이날 가장 많은 대화가 오간 주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