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컨설팅 용역 앞에서 갈린 공공기관의 고민
공공기관이 AX 컨설팅 용역을 외부에 맡겨야 하는지를 두고 발주 고민과 연구용역 경험담이 엇갈린 공공AX 네트워크의 하루
20일 오전 9시 35분, 공공AX 네트워크에 한 공공기관 참가자가 질문을 올렸다. AX(인공지능을 업무 전반에 들이는 전환) 도입 때 외부 컨설팅 용역을 맡기는지, 맡긴다면 어디에 의뢰하는지가 궁금하다는 것이었다. 이 토픽 구간에는 열네 명이 112건의 발화를 남겼고, 주제 밖 잡담도 일부 섞여 있다.
다른 공공기관들은 AX 도입할 때 컨설팅 용역 외부에 안맡기나요?
질문한 쪽의 사정
질문한 참가자는 맡기고 싶다는 쪽이었다. 이미 고민해 둔 방향이 있지만 객관적인 외부 시각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고민해둔 방향성은 있는데 그래도 객관적인? 외부 시각도 필요할거같아서요!
조금 뒤 사정이 더 드러났다. 이 참가자는 계획 수립용 컨설팅 용역을 작게 외부에 맡겨 보자는 것이 지휘부의 생각인 듯하다고 했고, 정작 업체 선정을 못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범위를 잡는 일도 쉽지 않아 보였다. 같은 참가자는 AX가 까딱하면 조직 진단 용역이 되겠더라고 적었다.
AX가... 방향성이 까딱하면 조직진단 용역이 되겠더라고요
맡기면 업체 솔루션으로 끝난다는 경험담
가장 먼저 나온 답은 조심스러운 쪽이었다. 한 참가자는 컨설팅은 사업 명분을 만드는 일이라며 큰 방향은 기관이 직접 고민하는 편이 낫겠다고 했다. 같은 참가자는 지방 산하기관이 유관 연구원에 용역을 맡기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한 뒤, 완전히 민간에 맡기면 어떤 결론이 나오는지를 전했다.
완전 민간쪽으로 용역 맞기시면 결국 그쪽 솔루션을 도입해서 ax를 해야한다 라고 결론이 나오더라구요
다른 참가자가 짧게 맞장구를 쳤고, 또 다른 참가자는 업체를 만나 본 경험을 보탰다. 만나는 업체마다 보안 솔루션 이야기로 살을 붙이더라는 말이다.
만나는 업체마다 무슨 보안솔루션 어쩌고하면서 살을 붙이더라구요
한 참가자는 결이 다른 지적을 했다. 도메인 지식은 결국 담당자들이 갖고 있으니 교육해 주고 각자 필요한 에이전트를 만들라고 하면서 업무협업 플랫폼 도입을 권하는 식이 많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이 참가자는 판가름이 나는 지점을 따로 짚었다.
내부 데이터가 잘 정리되어있느냐, 데이터 거버넌스가 잘 되어있느냐가 판가름 날거 같아요
용역보다 내부 학습이라는 조언
다른 흐름에서는 용역 자체보다 조직의 준비를 먼저 보자는 말이 나왔다. 한 참가자는 구성원의 의지와 환경 조성이 먼저라고 했고, 외부에 그냥 해 달라고 하다가는 시스템 통합(SI) 사업이 되어 버린다고 경계했다. 같은 참가자는 개인 차원의 AX가 가장 쉬웠고 조직으로 올라갈수록 복잡도가 올라간다고도 했다.
외부에게 그냥 해줘하다간 SI가 되어버립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조직 차원에서 바꾸려면 업무 방식을 다 갈아끼워야 한다는 취지로, AX는 AI를 한 번 눌러 끝나는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 말은 앞 참가자와는 다른 사람이 한 발언이다. 여기에 한 참가자는 AI 역량 학습과 연계해 AX 전략을 구체화하라고 길게 권했다.
직급별 역량과정을 하면서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외부 전문가와 같이 기획과 기술부서가 정리해가는 방향으로 하면 실행력도 생길 수 있습니다.
질문한 참가자는 이 조언을 자기 말로 풀었다. 용역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내부 학습 조직과 전문가가 함께하는 과정을 설계하라는 뜻으로 이해했는데, 그것을 하려면 초기 컨설팅이 먼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되물음이었다. 한 참가자는 실증 과제를 포함해 용역을 내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고, 질문한 참가자는 그런 용역 제안서를 어디서 볼 수 있는지, 비용부터 감이 안 잡힌다고 답했다.
이미 발주해 진행해 본 쪽의 후일담
오전 10시 50분 무렵 다른 참가자가 반대편의 이야기를 꺼냈다. 곧 기관의 AX 연구 완료보고회를 앞두고 있는데 아직도 걱정이라는 것이다. 이 참가자는 사업을 진행 도중에 이어받았다고 했다.
질문한 참가자가 어디에 맡겼고 금액이 얼마인지 묻자, 수천만 원대 연구용역이라는 짧은 답이 돌아왔다.
이 참가자는 연구용역 업체에 요구를 거듭했고, 수행 과정에서 인력 조정이 있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과업 범위는 기관 전체 데이터 분석에서 시작해 데이터 활용 범위, AI 준비도, 보안까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업체와 기관 쪽 담당자가 함께 진행했다고 했고,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논문을 쓸 생각이라고도 밝혔다.
다른 참가자가 AX 용역이 그 금액에 가능한지 의문을 던지자 이 참가자는 연구용역이라서 그렇다고 답했다. AX 전체로 보면 총 천 몇억쯤 들어가는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같은 의문을 던진 참가자는 과업 범위를 듣고 AX 전환을 위한 DX(디지털 전환) 연구용역에 가깝겠다고 정리했다. 또 다른 대목에서 연구용역 실적이 아직 없다는 한 참가자가 조달 입찰로도 가능성이 있는지 묻자, 후일담의 주인공이 내놓은 답은 한 단어였다.
최저입찰
최저입찰은 조달 입찰에서 가장 낮은 값을 낸 업체를 고르는 방식을 가리키는 말로 보이지만, 대화에 풀이는 없다.
후일담을 전한 참가자는 이후 완료보고를 마쳤다고 전했다.
왜 이 질문이 하루를 채웠나
이날 대화에서 발주를 앞둔 쪽의 고민과 발주를 마친 쪽의 후일담이 같은 시간대에 맞붙은 점이 눈에 띈다. 질문한 참가자는 아직 업체를 고르지 못한 단계였고, 후일담을 전한 참가자는 보고를 막 끝낸 단계였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며, 질문한 참가자가 후일담 참가자에게 어디에 맡겼는지와 금액, 과업 범위를 직접 물어 대화가 이어졌다. 다만 후일담의 용역은 질문한 참가자 기관의 일이 아니다.
답변의 결을 보면 질문 하나에 사실상 세 가지 질문이 겹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외부에 맡길지, 맡긴다면 누구에게 맡길지, 그리고 용역의 성격을 무엇으로 정의할지다. 민간 업체는 자사 솔루션으로 결론이 난다는 경험담이 나왔고, 용역이 조직 진단이나 DX 연구로 번질 수 있다는 말은 질문한 참가자 본인의 우려와 과업 범위를 들은 다른 참가자의 분류로 따로 나왔다. 이는 몇 명의 개인 경험과 의견일 뿐이며, 공공기관 전반의 경향으로 일반화할 근거는 이 대화에 없다.
정리
AX 용역을 둘러싼 이날의 대화는 정답을 내지 않았다. 다만 용역을 내기 전에 내부 데이터 정리 상태를 짚은 참가자도, 내부 학습과 연계하라고 권한 참가자도 있었다. 발주를 앞둔 기관에는 업체를 고르는 일보다 무엇을 맡길지 정의하는 일이 앞선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