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결과물에서 AI 티가 난다는 하소연에 공문서와 공개 디자인 소스 참조라는 처방이 붙었다
협력사 결과물에서 AI로 만든 티가 난다는 하소연과 냄새를 지우는 처방이 오간 에이전트코리아 금요일 밤 대화
연휴 앞 금요일 밤 9시 58분, 에이전트코리아에 하소연 한 줄이 올라왔다. 한 참여자가 협력사에서 보내오는 결과물이 전부 AI 슬롭(AI 가 대충 뽑은 티가 나는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이어 클로드로 딸깍 만든 티가 난다며 짜증이 난다고도 적었다. 이 화두에는 6명이 27건의 발화를 보탰다.
보내는게 다 ai슬롭이녜,,,
이 말에서 눈에 띄는 것은 불평의 방향이다. 흔히 AI 활용 이야기는 만드는 쪽의 효율을 이야기하는데, 이번에는 결과물을 받는 쪽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일을 맡긴 쪽이 받아 든 파일에서 기계가 만든 흔적을 읽어내고 있다는 뜻이다. 협력 관계에서는 그 티가 곧 성의의 문제로 읽힐 수 있어서 불편이 더 커 보인다.
냄새를 지우고 싶다는 질문
2분 뒤 다른 참여자가 같은 화제를 이어받았다. 다른 참여자가 같은 화제를 질문으로 이어받았다. AI 슬롭 냄새를 탈취하고 싶은데 좋은 방법이 없느냐는 질문이었다. 이 참여자는 자기 생각을 하나 덧붙였다.
가끔 드는 생각이 프론트엔드에서 냄새가 나는데 백엔드는 괜찮을까?
화면으로 드러나는 부분에서는 AI의 손길이 쉽게 보이고, 눈에 덜 띄는 안쪽 구조에서는 어떨지를 묻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은 이날 대화에서 나오지 않았다. 다만 질문 자체가 냄새를 결과물의 겉모습에서 먼저 맡는다는 경험을 담고 있어, 슬롭 문제가 우선 시각적 인상에서 체감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처방은 참조 자료를 먼저 먹이는 것
한 참여자가 두 가지 처방을 내놓았다. 한 참여자는 kordoc(한글 문서를 읽어 내는 도구) 같은 것으로 한글 공문서 몇 개를 파싱해 참조로 넣어 주면 향이 덜하다고 보았다. 티가 덜 난다는 뜻이다. 디자인도 마찬가지로, 공개된 디자인 소스를 참조하라고 시키면 덜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었다. 백지에서 알아서 만들게 하는 대신 사람이 실제로 쓰는 문서와 이미 공개된 디자인을 기준점으로 쥐여 주자는 발상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 처방이 모든 문제를 풀지는 못한다는 반응도 곧바로 나왔다. 한 참여자는 노션이나 슬랙 같은 부드러운 느낌은 비슷하게 만들어 달라고 해도 안 된다고 했다.
노션이나 슬랙은 부드러운 느낌인데
문서의 형식은 참조로 맞출 수 있어도, 서비스 특유의 질감이나 분위기는 말로 요청해서 얻기 어렵다는 감각이다. 이 처방의 효과는 대화 속 참여자들의 체감일 뿐 방 안에서 따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슬롭을 지우는 일이 모델을 바꾸는 문제를 넘어 무엇을 기준으로 삼게 하느냐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은 짚어볼 만하다.
두 가지 처방과 한 가지 한계가 한 자리에서 나란히 나온 점도 눈에 띈다. 형식이 분명한 문서는 실제 사례를 넣어 주면 어느 정도 따라오지만, 느낌을 요구하는 영역은 여전히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일을 받는 쪽이 이미 AI 결과물을 가려내는 눈을 갖고 있다면, 앞으로 협력 현장에서는 AI로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만든 티가 나는지가 품질을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