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일을 가져가면 남는 것은 판단과 책임
AI가 일을 대체할지에 대한 불안과 판단·책임은 사람 몫이라는 반론을 다룬 공공AX 네트워크 대화
오전 9시 50분, 공공AX 네트워크에 한 참여자가 속마음을 꺼냈다. AI에게 일을 상당 부분 내주게 되면 이 업계 자체가 줄어들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느냐는 물음이었다.
이러다가 진짜 AI한테 일을 상당부분 대체당하면... 우리 씬 자체가 축소될거같은데
이 화제에는 10명이 80건의 발화를 남겼다. 여러 사람이 길게 보탠 이야기이니 이 불안이 혼자만의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80건은 첫 질문에 달린 답글 수가 아니라 이 화제 전체의 발화 수다. 이날 이 방에서 오간 일곱 화제 가운데 발화 수로는 두 번째로 많았다.
질문의 무게는 말끝에 있다. 일자리를 잃는다는 직접적인 표현 대신 씬 자체가 축소된다고 쓴 것은, 내 자리보다 내가 속한 분야 전체가 작아지는 장면을 먼저 떠올렸다는 뜻으로 보인다.
해줘와 책임져의 싸움
가장 먼저 달린 답은 일의 성격을 다시 나누는 것이었다. 한 참여자는 앞으로가 끝없는 해줘와 책임져의 싸움이 될 거라고 했다.
해줘와 책임져와의 끝없는 싸움이 될겁니다
시키는 쪽은 해 달라고 하고, 결과를 책임지는 쪽은 사람이라는 구도다. 이 말은 AI가 일을 가져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AI가 일을 하고 사람이 답을 짊어지는 이야기로 화제를 돌려 놓았다.
단순 작업은 AI에게
비슷한 시각에 다른 참여자는 반쯤 한숨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머리만 아파질 듯. 노가다성 단순 작업은 ai가 하고 나는 판단하고 책임지고... 으으
반복적인 손일은 AI가 맡고 사람에게는 판단과 책임만 남는다는 그림이다. 일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가벼운 일이 빠지고 무거운 일만 남는다는 말로 들린다. 그래서 기대보다 피로가 먼저 묻어난다.
대체되지 않는 영역
같은 시각 또 다른 참여자는 선을 분명히 그었다.
보안 / 책임 / 윤리 이거는 대체가 안됩니다
세 단어가 나란히 놓인 것은, 공공 업무에서 사람이 끝까지 쥐어야 할 몫을 떠올리게 하는 선택으로 보인다.
불안의 다른 이름
이 대화를 겹쳐 보면,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불안은 대화가 진행되면서 누가 책임을 지는가라는 질문으로 옮겨 갔다. 답이 오전 9시 53분과 54분 사이에 잇달아 올라온 것을 보면, 이 질문에 대한 생각을 이미 정리해 둔 참여자가 여럿이었던 것으로 읽힌다.
흥미로운 점은 기사에 옮긴 답변들이 불안을 부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이 사라진다는 전망에 맞서 일은 남되 성격이 바뀐다고 답했을 뿐이고, 여기 옮긴 발언 가운데 그 바뀐 일이 더 가볍다고 말한 이는 없었다. 판단하고 책임지는 일은 오히려 더 무거워질 수 있다는 쪽에 가까웠다.
다만 이 방의 참여자는 AI를 이미 쓰고 있는 사람들이어서, 도구를 거의 쓰지 않는 현장의 불안과는 결이 다를 수 있다. 공공 현장에서 AI 도입의 쟁점이 기술이 아니라 책임의 배분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