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과 1학년의 첫 수업 — '검색이 아닌 생성'이라는 개념부터
건축학과 1학년 대상 AI 입문 교육의 첫 단추를 두고 생성 개념·실제 데이터 연결·사용법 우선론이 맞붙은 토론을 정리한다.
하루 강의에 무엇을 담을까
오전 9시 35분, 강의를 앞둔 참가자가 질문을 던지며 토론이 열렸다. 대상은 건축학과 1학년, 분량은 하루였다.
"갑자기 궁금한데 건축학과 1학년한테 AI 에 대해서 알려주려면 뭐부터 알려줄 것 같으세요?"
첫 답은 도구 이름이나 프롬프트 요령이 아니었다. 개념 하나를 먼저 세워야 한다는 쪽이었다.
"생성이라는 개념. 검색이 아닌. 이게 젤 기본 개념이 있어야할거 같습니다."
검색은 이미 있는 것을 찾아오는 일이고 생성은 없던 것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이 구분이 서지 않으면 출력이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감각이 생기지 않고, 결과를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판단할 기준도 서지 않는다. 그래서 이 개념이 출발점이어야 한다는 설명이 따라붙었다.
실제 데이터에 연결하는 법
다른 쪽에서는 개념 다음 칸을 채우는 제안이 나왔다. 직관을 기르는 훈련과 함께, 공간 정보 데이터를 끌어오고 외부 서비스와 연결하는 방법을 가르치자는 쪽이다.
"직관의 형성과 gis데이터 가져오고 api연결하거나 mcp 알려줄 것 같습니다. 건축학과에서 껍데기만 있는 정보가 아니라 실제 정보가 되려면 유의미한 데이터를 가져오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건축은 대지와 법규, 주변 환경 같은 실제 조건 위에서 성립하는 분야다. 생성형 도구가 그럴듯한 형태를 만들어 줘도 실제 지형과 규제 데이터에 닿아 있지 않으면 껍데기에 머문다는 지적인데, 입문 교육에서 데이터 연결을 먼저 잡아야 하는 이유로 제시됐다.
반대쪽에서는 1학년에게 구조까지 설명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올라왔다. 온톨로지 같은 개념은 빼고 사용법부터 가르치면 쓰다 보면 알아서 습득된다는 주장이다. 운전에 비유한 반박도 붙었다.
"우리가 운전을 배워서 차를 운전하는데 그 차가 움직이는 원리를 다 알고 타진않는것 처럼요 "
검증이 왜 필수인지, 경험으로 말한 사례
이 토론에는 검증 문제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한 참가자는 자기가 모르는 영역을 바이브코딩으로 만들어 본 경험을 꺼냈다.
"확실히 검증이 필요하겠다라고 어제 느낀게… 모르는거 일단 바이브코딩으로 만들어내봤더니 잘하긴 하는데 이게 맞나? 를 내 지식으로 확인할수있는 영역을 넘어가버리니"
결과물은 잘 나왔는데 그것이 맞는지 판단할 수 있는 범위를 스스로 벗어났다는 고백이다. 생성은 도메인 지식이 없는 영역에서도 결과를 내놓기 때문에, 검증할 사람이 없으면 품질을 확인할 수단 자체가 사라진다. 첫 답으로 나온 생성 개념이 곧 검증 필요성으로 이어지는 이유를 실제 경험이 보여준 셈이다. 대학 건축 수업에 AI 활용이 필수로 들어간다는 현황도 같이 공유돼, 논의가 가정이 아니라 당장의 커리큘럼 문제라는 점이 드러났다.
입문의 순서가 쟁점이 됐다
세 주장은 무엇을 가르치느냐보다 어떤 순서로 가르치느냐에서 갈린다. 개념을 먼저 세우자는 쪽은 결과를 의심할 기준을 먼저 주려 하고, 데이터 연결을 먼저 두자는 쪽은 전공의 실제 조건에 닿게 하려 하며, 사용법 우선론은 손에 익으면 나머지가 따라온다고 본다. 운전 비유가 설득력을 갖는 자리와 검증 실패 고백이 설득력을 갖는 자리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 이 토론의 핵심으로 보인다.
주목할 대목은 세 주장이 모두 같은 위험을 전제한다는 점이다. 결과가 그럴듯해 보인다는 것이다. 원리를 다 몰라도 차를 몰 수는 있지만, 도구가 만들어 준 도면이 맞는지는 전공 지식이 있어야 판단할 수 있다. 1학년 교육이 결국 무엇을 믿지 말아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일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도구 사용법보다 오래 남는 교육 내용일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