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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읽기엔 마크다운인가 HTML인가

🕐 2026-09-01
본 기사는 여러 오픈카톡방 대화를 완전 익명(발화자 식별 정보 전면 제거) 처리해 병합한 것입니다.

아침 9시 무렵, 한 참여자가 「왜 AI는 내말을 안들을까?」를 주제로 쓴 글을 방에 공유하며 대화가 열렸다. 여러 갈래 가운데 방이 붙든 것은 잠시 뒤 다른 참여자가 꺼낸 한 문장이었다. AI에게 문서를 건넬 때는 마크다운(Markdown)보다 HTML이 낫다는 말이었는데, 근거는 그 글이 아니라 오픈AI나 앤트로픽 쪽 담당자가 강연에서 했다는 전언이었다.

"Html이 젤 낫다는 말이 있긴하더라고용 ai입장에선"

반론은 1분 만에 붙었다. 첫 반론의 축은 비용이었다. 여는 태그와 닫는 태그가 그대로 글자 수로 잡히는데, 같은 내용을 담자고 그 비용을 치를 이유가 있느냐는 물음이었다.

"HTML로 하면 토큰 사용량이 더 높지 않나요?"

반론의 다른 한 축은 의미론적 태깅이었다. 태그가 제목과 목록, 표를 구분해 주니 모델이 더 잘 읽을 것 같지만, 지금의 HTML은 예전 XHTML 1.0 시절처럼 의미론적 태깅을 실제로 하고 있지도 않다는 지적이었다. 보기 좋게 정돈해 주는 것과 모델이 더 잘 처리하는 것은 서로 다른 층인데, 앞의 이점이 뒤의 이점으로 자동 번역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암만 생각해봐도 html이 보기 좋게는 만들어줘도 '효율'을 좋게 만들어줄 케이스는 보편적으론 아닐텐데"

세 번째로 나온 것은 검증 기준이었다. 한 참여자는 이 주장을 언제 믿을지에 대한 자기 나름의 문턱을 제시했는데, 모델을 만드는 쪽이 자기네 문서를 어떤 형식으로 두는지가 가장 정직한 신호라는 뜻으로 읽힌다.

"앤트로픽이 claude의 모든 md파일을 html로 바꾸기전에는 신뢰하지 않을 주장입니다 ㅋㅋㅋ"

토론을 매듭지은 것은 층위를 가르는 정리였다. 한 참여자는 앞선 발언을 받아, HTML이 낫다는 말은 보기 좋게 만들어 준다는 뜻이니 사람이 읽기에 좋다는 이야기이고, 입력이 아니라 출력 쪽 의미인 것 같다고 짚었다. 같은 형식을 두고도 누구의 눈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답이 갈린다는 것이다.

이 십여 분의 공방이 남긴 것은 승패가 아니라 질문의 모양을 바꾼 대목으로 보인다. 「무엇이 더 좋은 형식인가」는 답이 나오지 않지만, 입력 쪽 이야기인지 출력 쪽 이야기인지, 글자 수를 얼마나 더 쓰는지, 만든 회사는 실제로 무엇을 쓰는지로 쪼개면 각각은 확인해 볼 수 있는 물음이 된다. 방이 도달한 지점도 결론이라기보다 이 분해에 가깝다.

형식 논쟁이 주기적으로 되살아나는 배경에는 입력 글자 수가 곧 요금이자 한도라는 사정이 깔려 있어 보인다. 구조를 촘촘히 표시할수록 모델이 잘 알아들을 것 같지만 그 표시 자체가 과금 대상이라, 사람이 읽을 문서와 모델에 넣을 문서를 하나로 유지할지부터 갈라 생각해야 한다는 시사점이 남는다. 마침 같은 날 방의 다른 화두가 사용량 한도였다는 점을 겹쳐 보면, 형식 선택은 취향 문제가 아니라 비용 설계의 일부로 다뤄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