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덱스 주간 한도 리셋, 10시도 11시도 아니었다 — 두 방이 하루 종일 초기화를 기다렸다
무슨 일이 있었나
새벽 4시 54분, 에르메스단에 「오전 10시 리셋」 신탁이 내려왔다는 말이 올라왔다. 코덱스(Codex) 주간 사용 한도가 언제 초기화되는지를 알리는 이 한 줄로 방은 곧장 대기 모드에 들어갔고, 아침에는 서머타임 기준이라 10시가 맞다는 정리까지 붙었다. 47명이 127건을 주고받아 그날 에르메스단에서 가장 많은 말이 오간 대화가 여기서 시작됐다.
"한국 시간 오전 10시 리셋 신탁이 내려 왔습니다"
"서머타임이라 10시가 맞아요"
에이전트코리아에서는 아침 8시 19분에 첫 초기화 확인이 올라왔고, 그 시점부터 방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졌다. 리셋이 계정마다 순차로, 그것도 무작위처럼 풀린 탓에 이미 받은 사람과 11시가 넘도록 못 받은 사람이 같은 방 안에 섞여 있었다. 이쪽에서도 순차로 풀리는 이유가 서머타임 때문 아니냐는 추측이 돌았으니, 두 방이 서로를 보지 않은 채 같은 가설을 따로 세운 셈이다. 19명이 116건을 주고받아 그날 이 방에서 가장 긴 대화가 됐다.
"안돼 티보형 너무 빨라"
여기서 「티보」는 두 방이 X(트위터) 계정과 댓글창, 출시 신호를 통해 지켜보던 대상을 부른 별칭이다. 리셋과 출시 소식을 남보다 앞서 전하는 창구처럼 여겨져 기대도 원망도 이 이름으로 모였는데, 방 안의 지칭은 계정 별칭 수준에 머물러 실명이나 신원까지 특정되지는 않았다.
방마다 어떻게 달랐나
기다리는 방식은 갈렸다. 에이전트코리아 쪽은 초기화 직전에 남은 잔량을 어떻게 쓸지에 집중했다. 한 참여자는 작전 시작 전 11 ~ 12%였던 사용량을 45분 만에 22 ~ 23%p 더 태운 기록을 수치로 정리해 올렸고, 다른 참여자는 그 광경을 게임 서버 다운전에 비유했다. 비가 올 때까지 지내는 제사에 빗댄 표현까지 나왔다.
"게임 서버 다운전을 보는듯하네요 ㅎㅎㅎ"
"주간 사용 34% / 잔여 66% (작전 시작 전 11 ~ 12% → 45분간 약 +22 ~ 23%p 연소, fast·최대 12레인 병렬 기준)."
"21세기 디지털 기우제"
에르메스단 쪽은 시각 자체에 매달렸다. 신탁이 지목한 10시가 지나고 11시까지 지나는 동안 방은 계속 시계만 확인했고, 리셋은 11시 26분 무렵부터 들어오기 시작했다. 에이전트코리아에서도 늦게까지 못 받던 계정이 11시 27분 무렵 풀렸으니, 두 방에서 마지막까지 기다린 계정들은 1분 안팎 간격으로 거의 동시에 풀린 셈이다. 거의 같은 분에 한쪽에서는 1%까지 다 쓰고 리셋을 받았다는 말이, 다른 쪽에서는 밤잠을 설쳤다는 하소연이 올라왔다.
"티보갓 10시도 넘었고 11시도 넘었는데!!!"
"방금 리셋됬네요 코덱스"
"하...1%까지 쓰고 리셋 좋네요 ㅋ "
"밤 잠 설쳤는데 일단 오늘까지만 좀 빡세게 하고 연차 주중에 한번 내야겠네요 ㅋㅋ"
왜 주목할 만한가
두 방이 같은 초기화를 보고 있었다고 볼 근거는 세 가지다. 늦게 풀린 계정의 해제 시각이 두 방 모두 11시 26분에서 30분 사이로 겹치고, 양쪽 모두 원인 후보로 서머타임을 꺼냈으며, 「티보」라는 같은 이름이 두 방에서 각각 등장했다. 에이전트코리아 쪽 대화에는 제품 이름이 따로 붙지 않았지만 에르메스단의 확인 발화가 대상을 코덱스라고 못 박은 점을 보면, 같은 리셋을 두 방이 각자의 방식으로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대목은 리셋을 설명하는 말이 공지가 아니라 신탁과 기우제였다는 점이다. 정확한 초기화 시각을 알려 주는 창구가 마땅치 않으니 이용자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자기 화면의 잔량 숫자뿐이고, 그래서 남의 초기화 소식이 그대로 예보 노릇을 한다. 순차 해제는 그 예보마저 어긋나게 만들어, 먼저 받은 사람의 보고가 아직 못 받은 사람에게는 정보가 아니라 초조함으로 도착한다.
정반대 결의 후기도 같은 자리에서 나왔다. 에르메스단에서는 13세션을 풀로 돌려도 한도가 잘 닳지 않는다는 이야기와 서브에이전트를 세션당 35개까지 늘려도 사용량이 크게 줄지 않는다는 관찰이 함께 올라왔는데, 누군가는 45분에 20%p 넘게 태우고 누군가는 종일 돌려도 여유가 남는다면 체감을 가르는 것은 총량보다 쓰는 방식일 가능성이 크다. 연차 계획까지 리셋 시각에 맞춰 조정된다는 말이 농담처럼 나온 걸 보면, 주간 한도는 이제 요금제의 한 줄이 아니라 작업 리듬을 정하는 시간표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