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 AI가 읽는 형태로 — 세 방이 나눠 가진 하루
7월 9일, 세 커뮤니티가 약속 없이 같은 화두를 나눠 가졌다. 개인 지식을 AI가 읽는 형태로 바꾸는 문제를 한 방은 원리로, 한 방은 도구로, 한 방은 결과물로 풀어냈다.
7월 9일, 오픈카톡 AI 커뮤니티 세 곳에서 약속 없이 같은 질문이 떠올랐다. 몇 달, 몇 년씩 쌓아온 메모와 대화 기록을 AI가 실제로 읽고 쓸 수 있는 형태로 바꾸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이었다. 한 방에서는 그 원리가 정리됐고, 한 방에서는 도구 하나가 화제에 올랐으며, 나머지 한 방에서는 그 결과물이 26만 단어짜리 글로 튀어나왔다.
무슨 일이 있었나
에르메스단에서는 오전 11시 반, 대화 도중 한 참여자가 LLM Wiki가 왜 그냥 쌓아두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되는지를 단계별로 짚었다.
"llm wiki자체가 사람이 먼저 읽고 정리하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첫번째 그렇게 읽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보기 좋은 md 뷰어가 될 수 있다는 게 두번째 (…) 옵시디언 그래프와 프론트매터를 Obsidian cli로 검색 시 단순 Grep보다 빠르게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찾아온다는게 세번째 (…) 해당 옵시디언 그래프로 각 문서 간 '관계 있음'이 설정된 김에, 그걸 바탕으로 GraphRAG를 얕게라도 구축하면 문서 맥락을 더 잘 찾아온다가 네번째 같아요"
정리 → 뷰어 → 검색 → GraphRAG로 이어지는 네 단계였다.
더배러는 전날 저녁부터 이 흐름을 도구 이름으로 구체화했다. 한 참여자가 오랜 기간 쌓아온 대화 데이터를 Graphify라는 도구로 정리해 LLM Wiki를 구축했다는 후기를 올리자, 다른 참여자들이 방식을 캐물었다.
"노트가 몇백개나 몇천개 단위로 연결된거를 한번에 단일 파일로도 몇백~몇천개 파일 각각 내용이 뭐있는지랑 어떻게 연결되있는지까지 한번에 충분히 AI가 전체 오버뷰를 단일 파일로 볼수 있게 하는 스냅샷 같은걸 만들어주는 오픈소스더라고요"
에이전트코리아는 그 결과물이 어디까지 부풀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오전 10시 18분, 한 참여자가 자기 위키를 통째로 뒤져 AI에게 자서전을 써보라고 시킨 후기를 올렸다.
"에라보르겠따하고 제 wiki한거 전부 뒤져서 자서전 만들었더니, 26만 단어 써서 만들었더라고요. 토큰 순식간에 다 녹았어요"
더 보충해달라는 요청을 반복했을 뿐인데 분량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후기도 뒤따랐다.
방마다 어떻게 달랐나
같은 화두를 세 방은 서로 다른 층위에서 다뤘다. 에르메스단은 '왜'에 머물렀다. 정리되지 않은 지식은 AI에게도 의미가 없다는 원리, 그리고 그 정리가 검색과 맥락 파악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설명하는 쪽이었다. 도구 이름이나 실행 결과보다 원리 자체가 대화의 중심이었다.
더배러는 '어떻게'를 다뤘다. Graphify라는 구체적인 오픈소스가 등장했고, 이 도구를 옵시디언 볼트에 직접 붙여봤다는 후기까지 이어졌다. 한 참여자는 "옵시디언 볼트에서 Graph View를 그대로 사진찍어서 HTML로 AI한테 줬는데 그것만을어도 전체 맥락을 다 볼수 있게 해주는" 경험을 전하며, 그래프 구조를 통째로 넘기는 것만으로도 맥락 파악이 가능했다고 했다.
에이전트코리아는 '그래서 뭐가 나오는가'를 실제로 보여줬다. 정리된 위키를 AI에게 넘겼더니 26만 단어짜리 자서전이 나왔다는 후기는, 구조화가 잘 될수록 AI가 거기서 뽑아내는 산출물도 통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걸 동시에 드러냈다.
왜 주목할 만한가
세 방이 같은 날 각각 다른 층위를 채운 것은 우연이라기보다, 커뮤니티 전반이 "쌓아만 둔 개인 지식"에서 "AI가 읽고 쓰는 지식"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동시에 지나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원리(에르메스단)와 도구(더배러)와 결과(에이전트코리아)가 한자리에 모이면, 그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그럼 나도 해볼까"로 이어진다.
다만 에이전트코리아의 사례가 보여주듯, 잘 구조화된 지식일수록 AI가 그것을 재료 삼아 만들어내는 산출물도 예상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정리의 완성도가 곧 통제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개인 지식을 AI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실험은 이제 막 방법론 단계를 지나, 그 결과를 어떻게 다룰지의 질문으로 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