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마트 안경 실사용 — 강의·영화는 좋고 1:1 대화는 애매하다
Even Realities 스마트 안경 실사용 후기가 상황별로 갈렸다. 영화와 강의처럼 상대가 나를 응시하지 않는 자리에서는 유용하지만, 1:1 업무 대화에서는 위치를 조정해도 상대에게 이상해 보인다는 것이었다. 실시간 번역 품질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붙었고, 안경에만 300만원을 썼다는 지출 규모와 몇 시간 착용해 보고 사라는 조언도 함께 나왔다.
영화관에서는 좋고, 마주 앉은 자리에서는 아니었다
밤 10시 37분, 스마트 안경 실사용 후기가 올라왔다. Even Realities를 쓰고 있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상황은 영화를 볼 때라는 것이었다.
"Even realities 쓰고 있는데, 영화 볼 때 가장 도움 되는거 같아요."
강의도 같은 부류로 묶였다. 반대쪽 경계는 곧바로 나왔다. 1:1 업무 대화에서는 쓰기 어렵다는 것이었고, 이유는 성능이 아니라 상대의 시선이었다.
"네네 위치 조정해도 상대편 입장에선 이상해 보이더라고요."
화면을 보려면 시선이 정면에서 살짝 어긋나는데, 그 어긋남이 마주 앉은 사람에게는 그대로 읽힌다. 위치를 조정해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대목이 핵심이다. 조정으로 없앨 수 있는 문제였다면 애초에 경계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번역은 기대 이상, 몸에 닿는 부분은 별개
기능 쪽 평가는 후했다. 실시간 번역 품질에 대한 반응이 특히 그랬다.
"개인적으로 실시간 번역 품질이 생각보다 좋아서 놀랐습니다. 완전 중요한 자리가 아니면, 이 정도면 맥락 이해는 거의 다 되겠는데 생각했어요"
"완전 중요한 자리가 아니면"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앞의 1:1 대화 이야기와 같은 선에 놓인 조건이다. 어긋나면 곤란해지는 자리에서는 아직 아니라는 뜻이다.
지출 규모도 그대로 공개됐다.
"안경에만 300만원 투자했네요"
착용감은 따로 다뤄졌다. 킥스타터 발송을 앞둔 Memominds와의 세대 차이, 반지 형태 액세서리 가격까지 이야기가 이어진 끝에 나온 조언은 기능과 무관했다.
"생각보다 안경 다리가 불편해서 몇시간 동안 착용해보시는걸 추천드려요!"
병목은 광학이 아니라 시선의 규범
이날 그어진 경계선은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상대가 나를 보지 않는 자리에서는 잘 되고, 상대가 나를 보는 자리에서는 안 된다. 영화와 강의는 앞쪽이고 1:1 업무 대화는 뒤쪽이다. 번역 품질이 좋아져도 이 선은 움직이지 않는다. 걸려 있는 것이 광학이나 인식 정확도가 아니라, 대화 상대가 당연하게 기대하는 시선의 규범이기 때문이다.
이 축은 제품 사양표에 없다. 밝기와 무게와 배터리는 적혀 있지만, 그 물건을 쓰는 동안 앞사람이 무엇을 느끼는지는 적히지 않는다. 몇 명이 29건을 주고받은 이 대화가 값을 가지는 이유가 거기 있다. 실제로 며칠 써 본 사람만 잴 수 있는 항목이다.
살 사람에게 남는 것
정리하면 구매 판단의 순서가 바뀐다. 기능 목록을 비교하기 전에, 자기 하루에서 상대가 나를 응시하지 않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먼저 세는 쪽이 실제 효용에 가깝다. 강의를 듣고 영상을 보는 시간이 긴 사람과 하루 종일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같은 기기가 전혀 다른 물건이 된다.
몇 시간 착용해 보라는 조언도 같은 성격이다. 기능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을 재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안경에만 300만원을 썼다는 말과 안경 다리가 불편하다는 말이 같은 대화 안에 나란히 놓였다는 점이, 이 분야에서 사양과 실사용 사이의 거리가 아직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