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 말고 없애라" — 클코 멀티에이전트와 36년 전 HBR 논문
클로드 코드(클코)로 업무를 통째로 통합했다는 후기에, 36년 전 HBR 논문 '자동화 말고 없애라'가 화답처럼 이어졌다. 업무를 더 빠르게 처리하려는 흐름이, 그 업무가 왜 필요했는지를 되묻는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한 참여자는 클로드 코드(클코)로 업무 전체를 대통합했다고 공유했다. "최근 클코로 모든 업무를 대통합 시켰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담당 영역별로 에이전트를 나누고 시니어 에이전트가 매일 회의를 열어 오류를 잡게 만든 자신의 워크플로우를 풀어놓았다. 사람이 매번 확인하는 대신 에이전트 조직 안에서 검토 절차 자체를 굴리는 구조라는 점에서, 단순한 반복 작업 자동화보다 한 단계 더 나간 시도로 읽혔다. 참여자 4명이 메시지 12건을 주고받은 짧은 대화였지만, 그 안에서 오간 이야기의 밀도는 낮지 않았다.
곧바로 다른 참여자가 우려를 보탰다. "릴리스와 같은 유투브 요약 기능은 이제 반나절이면 만들어지는 군요."라는 말은, AI 에이전트가 손쉽게 기존 서비스를 복제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실감이었다. 서비스형 스타트업의 해자가 얇아지고 있다는 걱정이 짧은 문장 안에 담겼다. 정교한 워크플로우를 구축한 사람의 성취담과, 그로 인해 기존 서비스의 진입장벽이 낮아진다는 우려가 나란히 등장한 것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36년 전 논문이 소환되다
화제는 한 인물의 링크드인 글 "자동화 하지 말고, 없애라"를 계기로 방향을 틀었다. 이 글을 접한 한 참여자는 1990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원문을 직접 찾아 공유하며 "36년전에 아예 대놓고 HBR논문으로 "자동화고 나발이고 걍 없애라"를 돌직구로 말한 논문이 있었을줄은"이라고 놀라움을 표했다. 이 참여자는 자신도 프로세스 자체를 삭제하는 방향으로 작업 방식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최신 AI 화제 한복판에서 수십 년 전 경영학 논문을 꺼내 온 전개는, 이 방의 대화가 신제품 소식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시간대에서 나온 두 개의 문장이 같은 결론을 가리켰다는 점이, 이 짧은 대화를 단순한 정보 공유 이상으로 만들었다.
에이전트로 업무를 '통합'하는 이야기와, 애초에 프로세스를 '없애자'는 36년 전 주장이 같은 스레드에서 맞물린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자동화가 기존 업무를 더 빠르게 처리하는 방향이라면, 이 대화가 가리키는 방향은 그 업무 자체가 왜 필요했는지를 되묻는 쪽에 가깝다. 반나절이면 기능을 복제할 수 있다는 실감이, 업무를 다듬는 것보다 지우는 쪽을 더 절박하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멀티에이전트 체계를 정교하게 짜는 노력과, 그 체계가 처리할 업무 자체를 줄이려는 시도가 한 방 안에서 동시에 오간다는 점은, 이 커뮤니티가 자동화의 다음 단계를 이미 고민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참여자 수는 적었지만, 반나절 만의 기능 복제 사례와 36년 전 논문이라는 먼 시간축이 한 대화 안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이 화제의 무게는 메시지 건수 이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