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공 학위보다 도메인 지식을 말하는 사람들
컴공 진학 이야기에서 출발해 전공과 도메인 지식 중 무엇이 남는지로 옮겨갔다. 돈 받고 팔려면 결국 컴공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쪽과, 요즘은 도메인 지식이 더 중요하다는 체감이 맞붙었다. 바이브코딩이 보편화되면서 전공의 값을 다시 재는 대화가 시작됐음을 시사한다.
저녁 7시 10분, 한 참여자가 컴퓨터공학과 진학을 둘러싼 아쉬움을 짚었다. "서울대 컴공과 갈 만한 친구들이면 더 좋은 선택지도 많았기에 아쉽겠네요... 반도체나 의대 등등"이라는 말이었다. 곧이어 논의의 방향을 정한 한마디가 붙었다. "그런데 요즘은 서울대 컴공뿐만 어딜 나오든지 취업난이라..."는 것이다. 명문대 간판 학과조차 취업 시장에서 예전만큼의 보장을 주지 못한다는 진단이었다.
이 말은 곧 학위 자체의 가치를 되묻는 대화로 이어졌다. 한 참여자는 "컴공과 복수전공하면 시너지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컴공과가 바이브코딩하더라도 더 잘할거 아녀요"라며 전공자가 여전히 유리할 거라는 전제를 내놨다. 바이브 코딩으로 다들 비슷한 도구를 쓰는 시대에도, 전공 지식이 있는 쪽이 결과물의 완성도를 더 끌어올릴 거라는 기대였다. 다른 참여자는 여기에 조건을 하나 달았다. 바이브 코딩을 직접 해보면, 돈을 받고 팔 만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컴공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만 무언가를 만드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만드는 것과 파는 것 사이에 다른 기준이 있다는 뜻이었다.
이어진 발언은 학위 하나로는 부족하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앞서 전공자가 유리하다고 봤던 참여자가 스스로 말을 보탰다. "컴공과만 나오는건 애매한 느낌이 들긴함"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요즘 그냥 도메인 지식이 중요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라고 덧붙였다. 전공 지식 자체보다, 그 지식을 어느 영역에 적용하느냐가 더 결정적이라는 취지였다. 같은 사람이 몇 분 사이 스스로 입장을 조금씩 조정해 간 셈이다. 처음엔 전공자의 우위를 확신했다가, 판매 가능성과 애매함이라는 두 갈래를 거치며 도메인 지식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흐름이었다.
전공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결론은 결국 코드 밖의 역량으로 옮겨간 셈이다. 바이브 코딩으로 웬만한 결과물을 뚝딱 만들어내는 시대에, 이 대화는 컴공 학위가 진입 장벽으로서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다. 코드를 짜는 능력 자체는 도구가 상당 부분 대신해줄 수 있지만, 그 결과물을 실제로 팔 수 있는 수준까지 완성하거나 특정 산업의 문제에 맞추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전공보다 도메인 지식이 커리어의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참여자들의 체감은, 같은 밤 다른 대화에서 도구 선택 기준이 성능보다 가용성으로 좁혀지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결국 무엇을 쓰느냐보다 무엇을 아느냐가, 이 방에서 반복해서 떠오르는 질문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