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방을 동시에 흔든 소식 — 문샷 Kimi, 앤트로픽 Fable 활용 발표와 증류 논란
밤이 깊어가던 무렵, 앤트로픽(Anthropic) 이름이 걸린 두 건의 소식이 에이전트코리아와 에르메스단 두 방을 잇달아 흔들었다. 먼저 에르메스단에서는 밤 10시 2분, 하드웨어 판을 뒤흔들 계약 소식이 전해졌다.
"AMD와 앤트로픽은 최대 2기가와트 규모의 AMD GPU를 배포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어 "Anthropic은 AMD Helios에 최대 2GW급 MI450 시리즈 GPU를 탑재할 예정입니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그동안 엔비디아 편중으로 여겨지던 AI 반도체 판에 AMD가 기가와트(GW) 단위 대형 계약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뜻으로, 방에서는 공급망 다변화 신호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자정을 코앞에 둔 밤 11시 59분, 이번엔 두 방에 거의 같은 순간 똑같은 한 줄이 올라왔다.
"⚪ (중립) 중국 문샷, 최신 AI 모델에 앤트로픽의 Fable을 활용했다고 공식 발표"
중국의 AI 스타트업 문샷(Moonshot)이 자사 최신 모델을 만들면서 앤트로픽의 Fable을 활용했다는 소식이었다. 문샷은 최근 코딩·추론 성능으로 주목받는 Kimi 모델을 내놓으며 국내 커뮤니티에서도 자주 오르내리는 중국 스타트업이라, 이 소식은 두 방 모두에서 남 일이 아니었다. 두 커뮤니티는 거의 동시에 반응했다. 에이전트코리아에서는 한 참여자가 최근 모델들이 서로를 베껴 온 흐름을 길게 되짚었다. "그러면 오퍼스를 증류한 glm(추정) Glm에게 막힌 샌드박스도 뚫고 일론머스크가 특이점이라고 호들갑떤 gpt 증류는 실컷 당해놓고 / 보안특이점온다고 설레발 오지게 치고 잠수함칼질당한 클로드… 를 증류한 키미…"라며, 여러 모델이 꼬리를 물고 서로를 증류(distillation)해 온 판을 냉소적으로 정리했다. 다른 참여자는 "결국 증류하다 다들 수증기로 사라지겠죠"라고 받아쳤고, 에르메스단에서는 한 참여자가 "대놓고 파쿠리 했다"며 노골적인 베끼기라고 꼬집었다.
그런데 이 소식의 출처를 두고 곧 정정이 나왔다. 에르메스단의 한 참여자가 "문샷이 발표한게 아니고 백악관 공식 발표네요"라고 바로잡은 것이다. 즉 문샷이 스스로 "우리가 Fable을 썼다"고 발표한 게 아니라 미국 백악관 쪽에서 나온 발표라는 지적이었다. 여기서 증류란 성능 좋은 큰 모델(교사 모델)의 출력을 이용해 작은 모델(학생 모델)을 학습시켜 능력을 옮겨 담는 기법을 말한다. 값비싼 모델의 지식을 값싸게 복제하는 수단이라, 어느 회사가 누구의 모델을 증류했는지는 늘 민감한 논쟁거리가 된다.
앤트로픽을 사이에 둔 두 소식은 결이 사뭇 달랐다. 하나는 수조 원대 하드웨어 동맹이라는 정공법의 성장 신호였고, 다른 하나는 남의 모델을 베꼈다는 증류 의혹이었다. 같은 소식이 두 방에서 같은 시각에 올라와 거의 같은 냉소로 번진 장면은, 모델 증류를 둘러싼 베끼기 논쟁이 이제 특정 방만의 화제가 아니라 커뮤니티 전반의 공통 정서가 됐음을 보여준다. 누가 누구를 증류했는지 정확한 사실 확인보다 "결국 다 서로 베낀다"는 체념 섞인 농담이 먼저 나오는 분위기, 그리고 발표 주체가 문샷이 아니라 백악관이었다는 정정이 곧바로 따라붙은 점은, 이런 소식일수록 출처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함을 함께 일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