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억에서 280억까지, 하루 종일 요동친 결제 청구서
전날 23억 원으로 시작된 결제 요청 소동이 이틀째를 맞아 국민은행의 실제 연락으로 이어졌다. 청구액은 하루 사이 25억에서 280억까지 여섯 갈래로 오락가락했다.
오전 10시 38분, 한 참여자가 방에 궁금증을 던졌다.
"230억 어덯게 되었나요 궁금.."
질문이 무색하게 잠시 후 숫자는 더 커져 있었다.
"250억이 되셨던데요"
그리고 11시 34분, 문제의 당사자가 짧은 탄식과 함께 등장했다.
"허허"
"오늘 아침에 국민은행에서 도대체 뭐하고 다니는거냐고 연락왔습니다"
전날 23억 원 규모의 결제 요청을 처음 제보했던 그 참여자였다. 이번에는 은행이 직접 전화를 걸어올 정도로 사안이 커졌다는 소식이었다. 본인은 이를 담담하게, 오히려 능청스럽게 받아들였다.
"제가 전세계 페이블 사용량을 대주고 있었나봅니다"
"270억 찍었습니다"
숫자가 커질수록 방의 반응도 커졌다. 다른 참여자는 계정 도용 가능성부터 의심했다.
"API key털린것도 아닌데 저럴 수가 있나요? ㄷㄷ"
정작 당사자는 되레 사용량을 줄이라는 부탁을 듣는 처지가 됐다.
"그만쓰세요 ㅜ"
낮 12시 28분에는 진지한 추정도 나왔다. 본인 사용량이 다른 참여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사용량 집계 자체의 오류로 과금됐을 가능성은 없는지를 짚은 것이다.
"저 진심 궁금해서 여쭈어보는건데.. 클코 사용량이 다른분들과 비슷한 정도이신데 단지 클코 사용량 측정 오류 때문에 그렇게 과금되신거죠?"
답은 명확하지 않았다. 원인 파악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고, 정작 답을 줘야 할 앤트로픽 쪽에서는 아무런 회신이 없었다.
"원인은 파악중입니다 ㅋㅋ 엔트로픽에서 회신이 없네요.."
같은 시각 청구액은 다시 한 번 뛰어 280억과 281억 사이를 오갔다.
"와 진짜쓰레기다!!! 저도좀.. .280억이나 281억이나..."
오후 3시가 지나서도 상황은 정리되지 않았다. 누군가 다시 안부를 묻자 이번에는 25억 원으로 정정됐다는 말이 돌았다.
"25억으로 그래도 정정된거 같긴 하던데"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270억이 됐다는 전언이 이어졌다.
"270억 되셨다고"
전날 23억 원으로 시작된 이 이야기는 이틀째인 이날, 은행의 실제 연락이라는 현실적인 무게가 더해지면서도 정작 정확한 청구액 하나는 끝내 합의되지 못했다. 하루 동안 방 안에서 오간 숫자만 25억, 230억, 250억, 270억, 280억, 281억으로 최소 여섯 갈래였다는 점은, 진위와 무관하게 같은 이야기가 전달될 때마다 부풀거나 줄어드는 구술 전파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사용량 집계 오류라는 가설이 나왔지만 앤트로픽의 공식 답변 없이는 확인할 길이 없었다는 사실도, 이 소동이 실제 청구서보다 하나의 화두로 더 크게 소비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