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가 7시간 12분을 혼자 일했다 — 비결은 새 도구가 아니라 AGENTS.md로 묶은 작업 패키지
범위·검증·증거를 한 묶음으로 넘긴 에이전트 하네스(작업 틀) 구성법
21일 오전 11시 55분, 한 참가자가 더배러에 짧은 소식을 올렸다. 자기 에이전트가 세 시간째 사람 손을 빌리지 않고 일을 이어 가고 있다는 당사자의 전언이었다.
"3시간내내 알아서 일하는 중이네요"
오후 들어 작업 시간이 4시간 30분을 넘기자 방의 반응은 감탄에서 의심 쪽으로 기울었다. 오후 2시 58분에는 "이정도면 버그 걸려서 무한루프 돌고 있는거아닌가요?"라는 물음이 나왔다. 당사자는 진행률이 표시되고 있고 부분 QA를 하나씩 닫아 가는 중이라고 답했다. 오래 돈다는 사실만으로는 일하는 중인지 헛도는 중인지 가를 수 없고, 그 둘을 가르는 게 중간 기록이라는 점이 이 짧은 문답에 담긴 것으로 읽힌다.
다른 참가자의 경험도 더해졌다. 기획 단계부터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문서화하고 직접 검토한 뒤 문서 내용 순서대로 진행하라고 맡기면 다음 날까지 알아서 일한다는 얘기였다. 사람이 먼저 순서를 짜 두면 에이전트는 그 순서를 따라 오래 걷는다는 경험담이다.
도구 대신 묶음
당사자의 설명은 도구보다 구성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Beads 같은 별도 도구를 쓰지 않고, AGENTS.md(에이전트가 작업 전 읽는 지침 문서)와 자체 기준 문서로 틀을 짰다는 것이다.
"대신 AGENTS.md와 자체 기준문서를 기반으로 Scope/금지변경/검증명령/QA Gate/Evidence까지 패키지 단위로 묶어서 에이전트가 작업하도록 구성해두었습니다."
일의 범위를 정하고, 건드리면 안 되는 곳을 못 박고, 무엇으로 검증할지와 어떤 문턱을 넘어야 다음으로 가는지, 결과를 무엇으로 남길지까지 한 묶음에 담은 셈이다. 당사자는 처음 해 보는 사람이라면 다섯 단계부터 시작하라고 권했다. 그리고 오후 5시 14분, "7시간 12분 작업하고 끝났네요"라는 한 줄로 긴 작업의 끝을 알렸다.
눈에 띄는 건 두 사람이 서로 다른 말로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는 점이다. 한쪽은 체크리스트, 다른 쪽은 패키지라고 불렀지만, 둘 다 에이전트에게 긴 일을 맡기려면 사람이 먼저 일의 순서와 끝나는 조건을 문서로 정해 둬야 한다는 데 닿아 있다. 에이전트가 오래 버티는 힘이 모델 자체보다 일을 넘겨받는 문서의 짜임새에서 나온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검증 명령과 QA 게이트, 증거까지 묶음에 넣었다는 대목은 에이전트가 끝났다고 말하는 대신 끝났다는 근거를 남기게 한 설계로 읽히고, 4시간 30분 무렵의 의심에 진행률과 부분 QA로 답할 수 있었던 것도 그 구조와 맞닿아 있어 보인다.
직전 집계 기간(20일 낮~21일 새벽)에도 결이 비슷한 말이 있었다. 20일 오후 한 참가자는 큰 작업은 작업지시서를 만들어 돌리면 컴퓨터를 바꾸더라도 잘 이어진다고 전했다. 작업지시서에서 체크리스트로, 다시 검증과 증거까지 묶은 패키지로, 문서로 일을 넘기는 방식이 이틀 연속 이 방의 화두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화제에 붙은 사람은 5명, 메시지는 30건이었지만 7시간 12분이라는 숫자가 그 구성법에 무게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