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 Story · 더배러

업무 경계는 흐려진다는데 한 참가자는 사내 AI 강의에서 5분 만에 일어섰다 — 더배러 328건이 짚은 도입 설득의 현실

🕐 2026-09-23더배러
본 기사는 여러 오픈카톡방 대화를 완전 익명(발화자 식별 정보 전면 제거) 처리해 병합한 것입니다.

직급·업무 경계 전망부터 사내 강의·도입 설득·오케스트레이션 판단까지


22일 오전 10시 40분, 한 참가자가 판을 크게 벌였다.

"앞으로는 직급체계도 사라지고, 업무경계도 사라지기에 이걸일찍 경계를 내릴 수록 승산이 올라갈 듯요"

10시 49분에는 반론이 붙었다. 지저분한 사람 관리는 결국 사람이 해야 하니, "일단 그 사람관리 하면서 ai좀 할줄알면 거기가 물이 가장 늦게 차오를곳같아요"라는 전망이었다. 경계를 먼저 허무는 쪽과 끝까지 남을 자리를 찾는 쪽, 두 갈래의 생존 감각이 이번 집계 기간(21일 새벽~23일 오전)에 가장 큰 화제의 문을 열었다.

이야기는 곧 회사 안으로 들어왔다. 한 참가자는 회사가 초빙한 AI 강의가 형편없어 5분 만에 나왔다고 했고, 임원 맞춤형 강의를 두고 농담이 오갔다. 자동화 솔루션을 편해진다는 말로 권했다가 실패한 뒤, 기존 업무 환경은 그대로 두고 노가다만 자동화하는 쪽으로 바꿨다는 현장 경험담도 나왔다. 사람에게 일하는 법을 바꾸라고 요구하는 대신 가장 고된 부분만 덜어 주겠다고 말을 바꾼 셈이다.

"하던대로 하세유. 노가다부분만 자동화 해드릴께유. 이런 느낌으로"

에이전트 수보다 거는 자리

22일 오후엔 논의가 오케스트레이션(여러 AI 에이전트에게 일을 나눠 맡기고 조율하는 것)으로 한 단계 올라갔다. 오후 3시 3분에는 "오케스트레이터의 진짜 수준 차이는 Agent 수가 아니라 어디서 orchestration을 걸 것인가를 판단하는 능력에서 발생합니다"라는 정리가 나왔다. 3시 6분에는 강의를 누가 해야 하느냐를 두고 "잘 하는 사람이 강의를 하는 게 아님.. 가르침의 영향을 이해한 사람이 강의를 하는 거죠"라는 의견이 붙었다.

외주 재능 거래 마켓 크몽에 올린 프레임워크 꾸러미가 홍보 없이 0개 팔렸다며 마케팅 채널이 꼭 필요하다는 결론도 공유됐다. 강의를 누가 하느냐, 도구를 어떻게 권하느냐에 이어 만든 것을 어떻게 알리느냐까지, 전하는 일의 어려움이 연달아 나온 것이다. 23일 오전엔 소프트웨어 설계엔 정답이 없고 최선의 트레이드오프만 있다는 정리에, 만들고 나면 어차피 리팩토링하게 된다는 반응이 오갔다.

대화의 줄기를 따라가 보면 거창한 전망에서 시작해 결국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느냐로 모인다. 가르침의 영향을 이해한 사람이 강의해야 한다는 말, 편해진다는 약속 대신 노가다를 덜어 주겠다는 쪽으로 설득을 바꿨다는 경험, 좋은 꾸러미도 알릴 통로 없이는 팔리지 않았다는 결론은 모두 기술 바깥의 문제다. 참가자들이 느끼는 병목이 모델의 성능보다 조직과 사람 쪽에 가 있음을 시사한다.

규모도 그 무게를 보여 준다. 이번 기간 전체 818건 가운데 328건, 참여자 47명 가운데 19명이 이 화제에 말을 보탰다. 새 모델 출시(9명·13건)나 추론 강도와 사용량(12명·86건) 이야기보다 더 많은 사람이 일과 조직의 이야기에 붙었다는 점에서, 이 방의 관심이 도구를 고르는 문제를 넘어 도구를 들이는 문제까지 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