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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필고사는 잘 보는데 구술고사에서 무너진다 — '지적부채'라는 이름이 붙었다

🕐 2026-09-10
본 기사는 여러 오픈카톡방 대화를 완전 익명(발화자 식별 정보 전면 제거) 처리해 병합한 것입니다.

AI로 과제를 대신하는 학생들 문제를 두고 벌어진 '지적부채' 논쟁과, 지필·구술고사 격차 사례를 정리했다.


저녁 5시반, 한 참가자가 오래전부터 품고 있던 문제의식을 꺼내며 교육 논쟁이 시작됐다. "전부터 생각한 건데 학생들이 ai로 과제 내고 뇌대리 맡기는 게 문제면 과제랑 공부 난이도를 올리면 그만 아닌가? 커리쿨럼 안 바꾸나 이런 생각 하고 있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ai 빨리 쓰게 해주고 교육시키는 거 여러모로 유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라는 제안이었다. AI 사용을 막기보다 오히려 일찍 노출시키고 그 사용법 자체를 가르치는 쪽이 낫다는 취지다.

"대체 못하는 과제"와 '지적부채'라는 이름

이 제안에 곧바로 실행 방법에 대한 논의가 붙었다. "대체 못하는 과제를 내야겠죠"라는 반응이 나왔고, 이 지점에서 이날 대화를 상징하는 표현이 등장했다. "지적부채가 문제고 그걸 어떻게 해결할지.."라는 언급이다. AI에게 사고 과정을 통째로 맡기는 습관이 쌓이면, 당장은 결과물이 나오지만 그만큼 스스로 쌓아야 할 이해와 사고력이 빚처럼 미뤄진다는 뜻으로 읽힌다. 검증의 어려움도 곧바로 지적됐다. "그니까 제대로 이해를 했나? 이걸 확인하는게 생각보다 어렵습니다"라는 반응이었다. 처음 화두를 던진 참가자도 스스로 한계를 인정했다. "단편적인 생각이긴 합니다ㅋㅋㅋㅋ 뭐랄까 커리쿨럼이 문제고 ai에 최적화시키면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라며, 이어 "ai가 굉장히 중독적이라서 더 잘쓰고 싶게 만드는 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학구열로 이을 수 있는 커리쿨럼 구축하면 굉장히 많은 게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다른 참가자는 이 제안에 담긴 검증 방식의 허점을 다시 짚었다. 앞선 발언자가 말한 검증 방식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이었다.

필기는 통과, 말로는 못한다

한 시간 뒤 저녁 6시반경, 이 논의는 훨씬 구체적인 증상 사례로 이어졌다. "지적부채 심각합니다... 지필고사는 잘보는데 구술고사서 무너지는 그런거 ㅠ"라는 언급이었다. 필기시험은 정답을 재현하는 것으로 통과할 수 있지만, 그 자리에서 논리를 풀어 설명해야 하는 구술 앞에서는 밑천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나온 "제대로 이해를 했나"라는 질문에 대한 실제 답이자, AI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과 그 내용을 스스로 소화해 설명하는 능력이 이미 눈에 띄게 벌어지고 있다는 구체적 증거로 읽힌다.

이날 대화는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다. 난이도를 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오히려 무엇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라는 평가 방식 자체가 다시 설계되어야 한다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렸을 뿐이다. 참여 인원 3명, 발화 8건의 작은 대화였지만, AI 시대 교육이 마주한 핵심 딜레마 — 도구 사용을 막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해를 담보할 수도 없는 상황 — 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