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램17 리눅스 마개조, 마지막 걸림돌이 링크 하나로 풀렸다
그램17을 리눅스로 마개조한 경험담에서 시작해, 유일한 장벽이던 디자인 앱 호환 문제가 해소되며 연구실 데스크톱 전환 쪽으로 기울어간 과정을 다뤘다.
9월 8일 밤, 더배러 방과 연결된 온라인 세션에서 노트북 그램17의 윈도우11을 밀고 리눅스를 설치한 실험담이 공유됐다. 단축키부터 런처, 클램쉘 모드, 크로스 OS 워크플로우까지 직접 손본 사례였다. 세션이 끝난 밤 11시 반 무렵, 방에서는 곧바로 후기가 오갔다. 한 참가자는 실험 당사자 덕에 오랜만에 리눅스로 돌아왔다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리눅스에 거의 10년만에 돌아왔는데 즐겁게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 참가자는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실전 팁 하나를 더했다. "리눅스 컴퓨터를 원격으로만 접속하면 디스플레이를 안 쓰니 전기료를 상당히 아낄 수 있습니다"라는 조언이었다. 노트북 화면을 켜두지 않고 다른 기기에서 원격으로만 붙어 작업하면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실제 사용 경험에서 나온 구체적인 절약법이다.
하루가 지난 9월 9일 밤 10시, 정작 마개조를 진행했던 당사자가 다시 등판해 이번엔 반대 방향의 경험을 털어놨다. 리눅스로 노트북을 다뤄본 다음 날 연구실 데스크톱에서 윈도우로 다시 작업하다 보니 오히려 불편함이 도드라졌다는 것이다.
어제도 제가 리눅스 마개조 OS를 다루고 나서 연구실에서 오늘 데스크톱 윈도우로 작업하면서 새삼 느낀건데요, 34인치 듀얼스크린을 위아래도 달아놔서 분명 물리적 공간은 넓은데도 창이 정신없이 겹쳐지는게 집중력 분산되는게 수습이 안되는 역체감이 심하더군요.
34인치 모니터 두 대를 위아래로 쌓아 물리적 화면 공간은 충분한데도, 정작 창을 다루는 방식 자체가 리눅스보다 못하다는 체감이었다. 화면 크기보다 창 관리 방식이 작업 흐름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관찰로 읽힌다.
걸림돌은 하나였다
체감은 곧바로 다음 단계 고민으로 이어졌다. 그는 "조만간 데스크탑 연구실 컴퓨터도 리눅스로 밀어버릴까 고민중입니다"라고 밝히면서, 망설이는 이유를 딱 하나로 특정했다. 일 년에 두 번 학술 편집 작업에 쓰는 디자인 앱 Affinity v3가 리눅스에서는 WINE으로 번거로운 세팅을 요구할 때가 가끔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 작업이 전체의 5%이고 나머지 95%가 연구 작업인데 그 95%에서 집중력이 분산된다면 "윈도우를 밀어버리는게 맞기는 하네요"라고 스스로 답을 냈다.
다른 참가자가 듀얼부트를 권했지만, 그는 오히려 완전 전환 쪽 근거를 댔다. 윈도우11이 듀얼부트 환경에서도 시큐어부트를 강제로 켜버려 듀얼부트가 됐다 안 됐다 하는 문제가 심하다는 후기를 많이 봤다는 것이다. 시큐어부트는 리눅스 전환을 망설이게 하는 위험 요소가 아니라, 윈도우를 남겨두는 선택지를 깎아내리는 근거로 등장한 셈이다. 밤 11시가 넘어 또 다른 참가자가 윈도우를 밀고 나면 와이파이를 잡는 데 문제가 없냐고 묻자, 그는 설치 화면부터 와이파이를 잡아 내려받는 방식이라 와이파이가 안 잡히면 설치 자체가 진행되지 않는다며 "하나도 걱정할게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걸림돌 후보로 거론된 항목들은 그렇게 하나씩 해소되는 쪽으로 정리됐다.
링크 하나, 그리고 106초
결정적인 한 방은 밤 11시 24분에 왔다. 한 참가자가 리눅스에 Affinity v3를 덜 번거롭게 설치해준다는 오픈소스 인스톨러 저장소 링크를 방에 올린 것이다. 당사자가 유일한 장벽으로 지목했던 바로 그 앱을, 그가 문제 삼았던 바로 그 WINE 세팅 부담째로 겨냥한 도구였다. 106초 뒤 당사자의 답이 올라왔다.
감사합니다. 사실 이걸 보긴 해서 연구실 컴퓨터도 밀어버리는걸 더욱 고민하고 있습니다 :)
"더욱"이라는 부사가 방향을 말해준다. 이 대화의 흐름은 위험 요소를 하나씩 점검하며 신중해지는 쪽이 아니라, 남아 있던 단일 장벽이 해소되면서 전환 쪽으로 기울어가는 쪽이었다. 실제로 그는 전환 고민을 꺼낸 지 40분 뒤인 밤 10시 42분에 이미 "기다리지 마시고 저처럼 넘어오시죠 리눅스로"라며 다른 참가자들에게 전환을 권하고 있었다. 인스톨러 링크는 그 기울기를 만든 원인이라기보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반대편 추를 걷어낸 쪽에 가깝다.
이 대화에서 두드러지는 건 리눅스 전환이 막연히 가볍고 빠르다는 인상이 아니라, 원격 접속 시 전력 절감이라는 구체적 이점, 창 관리 방식이라는 구체적 불편, 그리고 특정 앱 호환성이라는 단일 장벽을 놓고 저울질됐다는 점이다. 10년 만에 리눅스로 돌아왔다는 참가자의 호응, 실험 당사자가 다음 날 윈도우 환경에서 느낀 역체감, 그리고 마지막 장벽마저 링크 하나로 풀린 흐름은, 개인용 노트북 실험 하나가 방 안의 실사용 후기를 거쳐 더 큰 규모의 장비 교체 논의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