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프트 두 문장으로 만든 게임과 사라진 세션 한도
한 참가자가 페이블 성능이 좋다는 말과 함께 게임을 만드는 중이라고 밝히면서 오전 화제가 이 쪽으로 몰렸습니다. 프롬프트 두 문장으로 만드는 중이라는 대목에 놀라움이 이어졌고, 판타지를 많이 읽은 사람이 게임을 잘 만들 것 같다는 이야기와 던전 크롤 스톤 스프 같은 참고작 추천도 나왔습니다. 다만 게임 하나에 x200 다섯 시간 세션 토큰이 통째로 들어갔고, 낮에 결과물을 공유한 뒤 임시 서버 배포 요청에는 한도가 차서 이따 하겠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오전 11시 37분, 한 참가자가 짧게 적었다. "페이블 성능 좋네요.." 클로드 계열 모델인 페이블(Fable)을 쓰고 있다는 말이었고, 곧 "게임을 만드신 건가요?"라는 물음이 붙었다. 답은 한 글자였고, 뒤이어 "나오면 공유한번 드리겠습니다"라는 예고가 따라왔다. 3분 뒤에 올라온 문장이 오전 화제를 이쪽으로 몰았다. "놀랍게도.. 프롬프트 2문장으로 만드는 중입니다."
대화는 곧 만드는 사람 쪽으로 옮겨갔다. "판타지 많이 읽은 사람들이 게임 잘 만들것 같아요"라는 짐작이 나오자, 3분 뒤 결이 다른 관찰이 붙었다. 읽은 양과 만드는 능력을 같은 축으로 놓지 말자는 이야기였다.
감상과 창조는 또 다른 거라.. 스스로 상상이나 창작을 많이 해본 사람들이 유리할 거 같긴 해요 ㅎㅎ
참고작 추천도 이어졌다. 한 참가자가 "이건 던전크롤 스톤스프.. 있습니다"라며 오래된 로그라이크를 꺼냈고, "스톤 스프라 한국에선 돌죽이라고 하더라구여.."라는 별명 설명까지 붙었다. 특정 웹툰의 이미지를 보면 작가가 말은 하지 않았어도 이 게임 컨셉을 참고한 게 거의 확정 수준이라는 감상도 나왔고, 받아 든 쪽에서는 "굉장히 마니악한 게임이네요 ㅋㅋㅋㅋ"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다른 쪽에서는 "얼른 웹툰 픽미업 같은 게임 누가 좀 만들어줬으면..."이라는 주문에 "바바리안으로 살아남기랑 ㅋㅋ"이 덧붙어, 잠깐 사이 방이 제작 의뢰 게시판처럼 돌아갔다.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만들고 싶은 것 목록이 따라 나온 셈이다.
들뜬 흐름을 끊은 건 만들던 당사자였다. "근데 저거 하나 만든다고, x200 다섯시간 세션 토큰 다 잡아먹네요......." 입력은 두 문장인데 그 대가로 다섯 시간짜리 세션 한도가 통째로 들어갔다는 보고였다. 프롬프트를 짧게 쓴 것과 자원을 적게 쓴 것이 같은 말이 아니라는 사실이, 자랑 대신 하소연의 형태로 확인된 셈이다. 지시문을 두 줄로 줄이면 그 뒤에서 모델이 알아서 채워 넣는 몫이 늘어나고, 그 몫은 화면에 안 보여도 사용량 계기판에는 그대로 찍힌다. 이 보고가 올라온 시각은 첫 발표에서 19분 뒤였다.
한 시간쯤 뒤인 낮 12시 43분에 결과물이 올라왔다. "요고 결과물입니다. 난이도는 좀 높여놔야겠..." 반응은 빨랐다. 2분 뒤 "cloudflare임시 서버로 배포해주세요"라는 요청이 붙었지만, 돌아온 답은 "저 한도차서"였다. 그리고 "이따할게욬ㅋㅋㅋㅋㅋ"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한 시간 남짓이었고, 남들이 직접 만져 볼 수 있게 올리는 일은 다음 세션으로 넘어갔다.
이 순서가 지금 도구의 상태를 그대로 보여 준다. 만드는 쪽 문턱은 프롬프트 두 문장까지 내려왔는데, 비어 버린 그 자리를 사용량 한도가 대신 차지했다. 예전 같으면 기획과 코딩과 디버깅에 붙었을 병목이 오늘은 오늘 남은 잔량에 붙어 있고, 배포처럼 몇 분이면 끝날 일조차 한도가 차 있으면 실력이 아니라 다음 초기화 주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참고작과 독서량을 두고 오간 대화도 한가한 잡담만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프롬프트가 두 문장으로 줄면 남는 변수는 그 두 문장에 무엇을 담을지뿐이고, 판타지를 많이 읽어서 잘 만드느냐 직접 상상하고 만들어 본 경험이 있어야 잘 만드느냐는 물음은 도구가 짧아진 만큼 사람 쪽에 무엇이 남는지를 겨눈 질문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