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다 해주는 시대의 아이 교육, 밤 10시에 시작해 새벽 4시에 닫힌 대화
밤 10시 넘어 던져진 아이들 교육에 대한 물음이 새벽 4시 가까이까지 이어졌다. 공교육을 포기하고 대안교육을 택했다는 답과 대체되지 않을 직종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비관이 오간 뒤, 새벽에는 그 불안 자체가 이미 레거시 교육으로 사고회로를 갖춘 사람이라 할 수 있는 말이라는 반론이 붙어 논의가 한 겹 뒤집혔다.
밤 10시가 넘은 시각, 로컬 모델과 장비 이야기로 달아올랐던 방의 온도가 한 번에 바뀌었다. 앞으로 아이들 교육은 어떤 식으로 바뀌겠느냐는 물음이 던져진 것이다. 기술 이야기 끝에 갑자기 궁금해졌다는 단서가 붙은, 답을 정해 두지 않은 질문이었다.
"AI가 하나씩 어려운 과제를 해낼때마다 어떤식으로 교육하고 받아야할지 갑자기 궁금해지는 밤이네요"
가장 먼저 온 답은 이미 선택을 끝낸 사람의 것이었다. 공교육을 포기하고 대안교육을 시키고 있다는 참여자는 아이가 잘 놀고 책을 읽고 악기를 배우며 해맑게 크고 있다고 적었다. 시대를 역행하는 선택처럼 보일 수 있다는 자각과, 남들과 다르게 크면 다른 삶을 살게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한 문장에 함께 담겼다.
"저는 공교육을 포기하고 대안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아이는 참 해맑게 크고 있어요. 잘 놀고, 책이나 좀 읽고, 악기도 배우고. 어찌보면 시대를 역행하는데, 남들과 다르게 크니 다른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곧이어 훨씬 어두운 진단이 붙었다. 앞으로도 대체되지 않을 직종을 꼽아 보려 해도 의사와 간호사, 판사와 검사처럼 '사'자가 들어가는 직업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교육을 어떻게 시킬지에 대한 물음이 곧바로 어떤 직업이 남느냐는 물음으로 옮겨간 셈이다.
"솔직히 모르겠네요... 앞으로도 대체 안당할 직종이 의사 간호사 판사 검사 사짜 들어가는 직업밖에 안떠오르네요..."
논의를 추상에서 끌어내린 것은 현장 관찰이었다. 회사에 있는 20살 친구에게 일을 시킨 뒤 재미있었는지, 마음이 어땠는지를 물었더니 그 답조차 AI 로 찾더라는 이야기였다. 질문을 던진 참여자는 이게 맞는 것인지, 어디까지 AI 에 의존하게 될지 생각하게 됐다고 적었다. 능력의 대체가 아니라 자기 감정을 스스로 말하는 일까지 위임되는 장면이라, 앞선 직업 이야기와는 결이 다른 불안이었다.
"회사에 20살 친구가 있는데, 무슨일을 시키고 난후 재미있냐 없냐 너의 마음은 어때라고 물었는데 AI로 답을 찾는걸 보고 이게 맞나 어디까지 AI에게 의존할까 라는생각도 들었습니다"
대화는 여기서 다섯 시간 넘게 끊겼다가 새벽 3시 53분에 다시 이어졌다. 이번에는 앞선 불안의 전제 자체를 뒤집는 반론이었다. AI 가 다 해주니 필요 없어질 것 같다는 말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이미 레거시 교육을 받아 어느 정도 사고회로를 갖췄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라는 지적이다.
"AI가 다해줘서 필요없어질것같다.." 라고 말하는 의견이 간과하는 것은, 그 말을 하는 사람은 레거시 교육을 받아서 이미 어느정도 사고회로가 장착되었기에 할 수 있는 말인듯 합니다.
같은 참여자는 인간이 하기 싫어하는 모든 일은 자동화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그래서 아들이 호기심을 갖고 하고 싶어 하는 일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밀어주고 싶다고 적었다. 무엇을 가르칠지를 고르는 대신 아이가 스스로 붙잡은 것을 밀어주겠다는 쪽으로, 결론의 방향이 바뀐 것이다.
밤에서 새벽으로 이어진 이 대화는 결론을 하나로 모으지 못했지만, 물음의 층이 옮겨간 흔적은 뚜렷하다. 처음에는 어떤 직업이 살아남느냐를 물었고, 다음에는 자기 감정까지 AI 에 묻는 세대를 어떻게 볼 것이냐를 물었으며, 마지막에는 지금의 판단력 자체가 옛 교육의 산물 아니냐는 물음이 남았다. 교육을 대체 가능성의 문제로만 보면 답이 직업 목록에서 멈추지만, 사고회로가 어디서 만들어지느냐를 함께 물으면 질문이 달라진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