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 시키는 사람이 AI도 잘 부린다 — 대신 머리는 더 빨리 지친다
8월 30일 자정 22분, 에이전트코리아방에서 한 참가자가 화두 하나를 던졌다. "사람에게 업무지시 잘하는 사람이 ai에게도 일을 잘 시킬까요? 아님 별로 상관 없을까요"라는 질문이었다.
무슨 일
반응은 곧바로, 그리고 거의 이견 없이 나왔다. 자정 23분 참가자들은 "전 무조껀 상관있을것같습니다"라며 동의했고, 자정 24분 그 이유로 "결국엔 효율적인 지시를 잘내림..곧 성과.."라는 답이 이어졌다. 업무 지시력과 성과를 바로 연결짓는 논리였다. 자정 27분에는 질문을 던진 참가자가 스스로 한 걸음 더 나아가 "ai시대는 실행력이 좀 부족한데 남한테 일잘시키는 사람에게 딱 좋은 시대군요"라며, AI 시대에는 실행력이 다소 부족해도 남에게 일을 잘 시키는 사람에게 유리하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AI 써보니까 머리 피로도가 너무 빨리 닳아요.."
자정 29분 대화 말미에 나온 이 한마디는 앞선 논의에 균형을 하나 더 얹었다. AI를 잘 부리는 능력이 있다 해도, 그 과정 자체가 사람에게 상당한 피로를 준다는 실감이었다. 화두를 던진 질문 하나에 대해 7분 사이 여러 반응이 연달아 오갔다는 점에서, 이 방 참가자들에게도 꽤 공감되는 주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왜 중요한가
이 짧은 대화가 흥미로운 지점은, '업무 지시력이 AI 활용력으로 이어진다'는 명제에 대해 참가자들이 별다른 반론 없이 동의했다는 것이다. 이는 AI를 다루는 능력이 순전히 기술적 숙련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을 다루던 방식과 상당 부분 겹치는 소통·위임 능력의 연장선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실행력보다 지시력이 유리한 시대'라는 해석은, AI가 실행을 대신해줄수록 사람에게 요구되는 역량의 무게중심이 직접 하기에서 정확히 시키기로 옮겨가고 있다는 관측으로 읽힌다.
시사점
동시에 마지막에 나온 피로도 언급은 이 전환이 공짜가 아니라는 점을 짚는다. AI에게 일을 맡기는 과정 자체가 지시를 명확히 벼리고 결과를 검토하는 새로운 종류의 인지적 부담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이 대화는 AI 시대의 경쟁력이 '누가 더 잘 시키는가'로 옮겨가는 동시에, 그 잘 시키는 일 자체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양면을 함께 보여준다. 지시력과 성과를 곧바로 연결짓는 데는 모두가 동의하면서도, 그 지시력을 발휘하는 과정에서 겪는 피로까지는 아직 해법이 나오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셈이다.
특히 이 대화에는 반론다운 반론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도 되짚어볼 만하다. 업무 지시력과 AI 활용력의 상관관계라는, 검증하기 까다로운 주장에 참가자 전원이 곧바로 동의했다는 것은, 이 방에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이미 비슷한 경험이 누적돼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그 경험이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나온 것인지는 이번 대화에서 드러나지 않았고, 그만큼 이 상관관계는 아직 직관에 가까운 합의로 남아 있는 상태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