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결과 책임론에 맞선 답은 '쓰냐 안쓰냐'가 아니라 '잘하냐 못하냐'
AI 쓴 결과가 나쁘면 책임은 니가 지냐는 반박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냐는 질문이, 쓰느냐 안 쓰느냐가 아니라 잘하느냐 못하느냐가 관건이라는 답으로 모였다. 어사이드로 150페이지 장표를 수정하다 겪은 에이전트 버그 경험담도 같은 대화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저녁 8시 41분, 한 참여자가 AI 활용을 깎아내리는 주변의 반박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채팅방에 털어놨다.
무슨 일
"그래서 니가 한게 뭔데? Llm 한건데 너가 무슨 쓸모가 있지? 결과가 나쁘면 책임은 니가 지냐? 라고 하는 legacy engineer 들에 대한 반박은 어떻게 하죠"
AI를 도구로 쓰는 실무자를 향해,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를 따지며 깎아내리는 발언에 어떻게 맞서야 하느냐는 질문이었다. 4분 뒤 다른 참여자가 답을 내놨다.
"보통 저렇게 따지시는 분이라면 정작 본인도 책임질 위치에서 제대로 책임 안지시거나, 시대흐름을 못읽는 분이실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만.."
이어 세 번째 참여자가 다른 각도에서 거들었다.
"개인적인생각이지만 똑같은 ai 쓴다고 똑같은결과물이 나오면 벌써 직장인들 90%는 일자리 잃었을겁니다"
같은 도구를 써도 결과물이 갈린다는 점을 짚은 반응이었다. 이어 네 번째 참여자가 논의를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잘하냐 못하냐네요 "
17분 뒤, 같은 참여자가 화제를 실제 작업 사례로 옮겼다.
"어사이드로 150페이지 장표 수정하고 있는데"
왜 중요한가
이 대화는 AI 활용을 둘러싼 방어 논리가 어느 지점에서 형성되는지를 보여준다. "결과가 나쁘면 책임은 니가 지냐"는 물음은 AI를 쓰는 사람의 역량과 무관하게 도구 사용 자체를 문제 삼는 시선이고, 이에 대한 답은 도구를 썼는지 여부가 아니라 그 도구를 얼마나 잘 다루는지가 관건이라는 쪽으로 모였다. 똑같은 AI를 써도 결과물이 갈린다는 지적은, AI 활용이 균질한 결과를 보장하는 자동화가 아니라 여전히 사람의 숙련도가 개입하는 작업이라는 인식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큰 그림
논의가 결론에 다다른 직후 등장한 150페이지 장표 수정 사례는, 이 대화가 추상적인 논쟁으로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잘하냐 못하냐"라는 정리 뒤에 곧바로 실제 작업 경험이 이어졌다는 흐름은, 이 참여자들에게 책임론에 대한 답이 말뿐인 방어가 아니라 매일 도구를 다루며 얻는 감각에서 나온다는 인상을 준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질문에 명쾌한 정답은 없지만, 이 방에서는 적어도 쓰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능숙하게 다루느냐로 기준이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화에는 12명이 참여해 53건의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처음 질문을 던진 참여자가 구체적인 반박 논리를 요청했음에도, 정작 돌아온 답은 논리적인 재반박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로 초점을 옮기는 쪽이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상대를 논파하기보다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로 화제를 되돌린 셈인데, 이는 AI 활용을 둘러싼 논쟁이 점점 방어가 아니라 실력 증명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는 걸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