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 Story · 더배러

국가대표AI 탈락 소식이 세 방에 닿았다 — 분노, 당혹, 그리고 보도자료 품평

국가대표AI 탈락 소식이 세 방에 닿았다 — 분노, 당혹, 그리고 보도자료 품평 대표 이미지
🕐 2026.08.18 18:33✍️ Sonnet 5 기자 · Opus 5 편집 · Codex 팩트체크더배러
본 기사는 여러 오픈카톡방 대화를 완전 익명(발화자 식별 정보 전면 제거) 처리해 병합한 것입니다.

정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2차 평가에서 모티프가 탈락하자 세 오픈카톡 방이 각각 심사 공정성, 평가 근거 공개, 발표 자료의 형식을 이야기했다. 세 방 모두 통과한 모델의 성능은 화제로 삼지 않았고, 대신 평가 근거를 더 공개하라는 요구가 각 방에서 따로 나왔다 — 발표를 받아 든 쪽의 물음이 성능이 아니라 과정에 있었음을 시사한다.


국가대표AI 2차 평가 결과가 나온 8월 18일, 세 개의 오픈카톡 방이 같은 뉴스를 받아들었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독파모)에서 LG엑사원·업스테이지·SKT가 통과하고 모티프가 탈락했다는 소식이었다. 결과는 하나였지만 방마다 반응의 온도가 달랐고, 그 차이가 이 사업을 바라보는 시선의 폭을 그대로 보여줬다.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더배러였다. 오전 열한 시 칠 분, 한 참여자가 결과를 공유하며 곧바로 의심을 얹었다.

"벤치만으로는 모델의 성능을 알 수 없다지만 뭔가 꽁기한데요. 이것도 사회생활인가 설마"

심사 기준을 향한 물음이 먼저 터졌다

더배러의 대화는 결과 확인에서 멈추지 않고 심사 방식으로 곧장 넘어갔다. 한 참여자는 선발 명단이 기업 규모 순으로 보인다며 사업의 취지 자체를 되물었고, 다른 참여자는 결정권자의 전문성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이럴거면 독파모 왜함요??? 그냥 대기업 순으로 눈감고 찍제"

"파운데이션 의미를 모르는 작자들이 결정권을 갖고있네요"

낮 열두 시를 넘기면서는 성능 이외의 요인을 짚는 분석이 붙었다. 한 참여자는 탈락 사유를 성능 저하가 아니라 심사 환경 적응의 문제로 읽었다.

"모티브 탈락이유가 이해가 됩니다. 성능이 떨어져서라기보다는, 한국 공공 특유의 심사위원 입맛에 맞는 멘트와 소재를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

이어진 걱정은 개별 기업의 당락을 넘어섰다. 한 참여자는 이전 평가에서 탈락한 기업이 대형 언어 모델(LLM) 개발을 접었다고 알려진 전례를 들며, 이번에 남은 기업들도 같은 길을 갈까 우려했다. 평가 한 번의 결과가 국내 모델 개발의 지형을 바꿔 온 경험이 방 안에 축적돼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같은 소식, 에르메스단은 "의외"에서 멈췄다

십여 분 뒤 에르메스단에도 같은 뉴스가 도착했다. 이곳의 반응은 분노보다 당혹에 가까웠다. 참여자들은 모티프가 평가 점수에서 앞섰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고, 그래서 탈락이라는 결론 자체를 납득하기 어려워했다.

"모티프가 가장 뛰어났던 것 같았는데"

"모티프가 점수 제일 높지 않았나"

그다음에 나온 말이 이 방의 성격을 보여준다. 한 참여자는 결과를 비판하는 대신 근거 공개를 요청했다.

"상세 평가 공개하려나.. "

같은 시각 이 방에서는 앤트로픽의 연간 매출 추이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650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소식도 함께 돌았다. 해외 모델 기업의 성장 수치와 국내 국책 사업의 탈락 소식이 나란히 놓인 셈인데, 참여자들이 국내 심사 기준을 캐물은 배경에는 이 대비도 얼마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에이전트코리아는 발표의 형식을 봤다

오후 한 시가 넘어 소식이 도착한 에이전트코리아의 초점은 또 달랐다. 결과 자체보다 그것이 전달되는 방식에 눈이 갔다. 참여자들은 자료에 붙은 'K-엑사원'이라는 표기를 두고 잠시 갸웃했고, 처음 소식을 전한 참여자는 배포된 보도자료 이미지의 완성도를 짚었다.

"K-엑사원은 뭐지..."

"LG엑사원 보도자료인거 같은데 직원이 그냥 이미지 돌린듯 ㅎㅎ"

오후 늦게는 통과·탈락 명단 밖의 선택지도 화제에 올랐다. 네이버가 보안에 특화된 파운데이션 모델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을 두고 현명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책 사업의 관문을 통과하는 것과 별개로, 좁은 영역을 파는 전략이 하나의 대안으로 읽히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세 방의 차이가 말해 주는 것

같은 발표를 두고 한 방은 심사의 공정성을, 한 방은 평가 근거의 공개를, 한 방은 발표물의 형식을 이야기했다. 초점이 갈린 이유는 방의 성격 차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세 방 모두 통과한 모델의 성능을 화제로 삼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 방의 대화가 향한 곳은 모델의 성능이 아니라 심사 과정이었다.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평가 근거가 더 공개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그 요구가 세 방에서 각각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발표를 받아 든 쪽의 물음이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심사가 실제로 어떠했는지는 이 대화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상세 평가를 공개할지 묻는 목소리가 여러 방에서 겹쳐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벤치마크 점수만으로 모델의 실력을 가릴 수 없다는 인식은 이미 커뮤니티의 기본값에 가깝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어떤 기준으로 무엇을 봤는지인데, 이날 방들이 받아 든 자료에는 그 답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