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 앞에서 갈린 해법, '해고 대신 매출 10배'와 신중론
에르메스단에서 AI 전환(AX) 도입 기업들의 인력 정리 여부를 두고 40분 넘는 토론이 벌어졌다. 자동화 스타트업 운영자는 해고 대신 매출과 연봉을 함께 10배 늘리자는 방향을 강조한 반면, AX 컨설팅 참여자는 비용과 고급 인력 재배치 부담을 이유로 도입이 국소적일 수밖에 없다고 봤다. 서로 다른 두 계산법은 AX의 성패가 해고 여부라는 단순 이분법보다 접근 방식과 조건에 달려 있음을 시사한다.
병목을 없애면, 사람은 어떻게 되나
30일 저녁 6시 반, 에르메스단에서 한 참여자가 질문을 던지며 논쟁에 불을 붙였다. AI 전환(AX)을 도입한 회사들이 실무 병목을 찾아 없앤 다음에는 결국 사람을 어떻게 정리하느냐는 것이었다. 곧바로 AX 컨설팅을 한다는 참여자와 자동화 스타트업을 운영한다는 참여자, 오너 입장의 다른 참여자가 번갈아 답을 내놓으며 40분 넘게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다.
"근데 ax하는 사장님들 궁금한게 결국 병목은 실무자 인터뷰로 찾는게 짱인거같은데 그리고 병목해결하몬 사람 어캐짜르시나요"
이 질문에 곧바로 다른 참여자가 "그런회사는 아마 3명으로줄이고나면 경쟁에서 뒤쳐질거같긴해요"라고 답하며, 인력 감축이 능사가 아니라는 반응을 먼저 보였다.
"해고 대신 매출을 10배로"
자동화 스타트업을 운영한다는 참여자는 정반대 방향을 제시했다. 모든 업무를 하나씩 자동화하고 있지만 자동화할 때마다 오히려 일이 늘어나고, 그래서 해고할 일은 없다는 것이다. 사람을 줄이면 매출이 그대로에 머물 뿐이니, 같은 인원으로 매출과 연봉을 함께 10배 키우자는 게 이 참여자가 반복해서 강조한 방향이었다.
"저희가 그러고 있습니다. 모든 업무를 전부 다 자동화시키려고 하나씩 하고 있는데 자동화할 때마다 일이 더 늘어납니다. 그리고 절대 해고할 일은 없습니다. 사람을 줄이면 어짜피 매출이 그대로다 내가 원하는건 매출을 10배로 올리는거다. 우리 그대로 매출을 10배로 올리고, 연봉도 10배로 올려보자."
이 발언 직후 방에서는 "저는 전직원 모아두고 오늘부터 클로드코드 안쓰면 해고한다고 선언했습니다."라는 농담이 나와 잠시 웃음을 자아냈는데, 발언 당사자가 곧바로 해명에 나선 것 자체가 이 화두를 얼마나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지 보여준다.
그럼에도 도입이 국소적인 이유
반면 여러 회사의 AX를 돕고 있다는 참여자는 신중론을 폈다. AX 자체가 비싸고, 업무 부담이 줄어드는 쪽은 대개 고급 인력이라 해고보다 재배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도입과 유지에 드는 비용이 생각보다 크다는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이 참여자는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이 AX를 전면 도입이 아니라 국소적으로만 쓰고 있다고 정리했다.
"1. AX는 비싸다. 단순 반복업무에 AX도입은 쉽지않다. 저렴한 인력은 자동화로 대체 가능 2. AX가 업무량을 줄여줄 사람들은 대부분 고급인력이다. 회사는 그사람을 자르기보다 다른 방향으로 활용하거나 생산성을 올리는 방향을 생각하게 된다. 3. AX를 적용/유지하는데 생각보다 더 많은 돈이 든다."
또 다른 참여자는 AX가 톱다운으로 시작돼야 하고, 경영진이 좋은 강사를 만나는 게 관건이라는 의견을 보탰다. 실무자의 두려움과 오너의 확신, 컨설턴트의 냉정한 계산이 한 화면 안에서 부딪힌 이 대화는, AX 도입의 성패가 '해고냐 아니냐'라는 단순한 이분법보다 누가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