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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메인 지식이 이기는 판, 안 이기는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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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7-26에르메스단
본 기사는 여러 오픈카톡방 대화를 완전 익명(발화자 식별 정보 전면 제거) 처리해 병합한 것입니다.

AI 시대에 무엇이 남는지 이야기가 나오자 도메인 지식이 장땡이라는 말에 제동이 걸렸다. 도메인 지식만 깊은 사람을 이기는 분야도 있다는 반론과, 사람의 시간이 가장 비싸다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단순한 이분법보다 무엇을 고통스러워하는지 정의하는 능력으로 논의가 옮겨갔음을 시사한다.


밤 10시 40분을 넘긴 시각, 한 참여자가 자신의 이력을 꺼내며 말을 시작했다. 자신이 프로그래머이고 gpt3.5가 나왔을 때부터 각종 분야에 써먹어 왔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회사가 쓰라고 해서야 막 도입하는 프로그래머도 있다며, 같은 직군 안에서도 벌써 4년치 격차가 벌어졌다는 진단을 덧붙였다. 다른 참여자는 3.5에서 4, 4o로 넘어가던 시절도 "무서웠다"고 맞장구쳤다.

이 흐름을 이어받아 세 번째 참여자가 "맞죠? 진짜 이제는 아이디어 있는 사람 도메인 지식 있는 사람이 장땡이가 될것 같습니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자 앞서 4년 격차를 짚었던 참여자가 다시 끼어들어 단서를 달았다. 도메인 지식도 결이 좀 다르다는 것이었다. 얕게 걸쳐 있는 도메인 지식과 깊이 있는 전문성은 다르며, 전문성 있는 사람이 도메인 지식만 깊은 사람을 이기는 분야가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인 분야도 있어, 결국 "분야마다 다른거 같습니다"는 게 그의 결론이었다. 도메인 지식이 곧 승리 공식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에는 스스로 제동을 건 셈이다.

같은 참여자는 이어서 다른 축의 비유를 꺼냈다. 사람의 시간, 이른바 휴먼토큰이 제일 비싸다는 것이었다. LLM 토큰은 그냥 지르면 되지만 사람의 시간, 즉 휴먼토큰은 그렇게 채워 넣을 수 없다는 뜻이었다. 도구가 아무리 저렴해져도 그걸 판단하고 조합하는 사람의 시간 자체가 여전히 병목이라는 지적이었다.

이 대화를 정리한 건 처음 전망을 내놨던 세 번째 참여자였다. 코딩이든 무엇이든 결국 수단일 뿐이고, 재화를 만들어내는 게 목적이라면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무엇을 힘들어하는지를 읽어내는 쪽이 본질이라는 것이다. "그 고통을 해결하는 사람이 개발자든 비개발자든 상관없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는 문장으로 대화는 마무리됐다.

같은 흐름 속에서 다른 참여자는 자신의 반성을 직접 실천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앞선 다른 시간대의 강의를 듣고 스스로를 많이 돌아봤다며, 마음에 담아 두기만 했던 아이디어를 바로 팔아 보려 랜딩페이지를 만들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 대화를 이끌었던 참여자 역시 스스로의 약점을 숨기지 않았다. 개발 쪽으로는 오래 단련됐지만 일반 소비자를 상대하는 감각은 약하다고 인정하며, 그 이유를 "취향이 좀 힙스터"라 대중적인 취향을 읽는 데 서투르기 때문이라고 돌아봤다. 기술을 오래 다뤄 온 사람도 도메인 감각에서는 얼마든지 뒤처질 수 있다는 걸, 그 스스로 보여준 셈이다.

도메인 지식이 이기는 판과 안 이기는 판을 가르는 기준도, 결국 이 지점 — 누가 진짜 필요를 더 정확히 읽어내느냐로 좁혀지는 셈이다.